6·17 대책 발표 직후 급격한 추세 변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서울의 아파트 임대 매물이 16%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대차 3법 이후 서울아파트 임대매물 16.2%↓…전국(5.7%)의 3배 수준”
최인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9일 ‘재정포럼 3월호’에 발표한 ‘실시간 자료에 기반한 주택시장 현황 및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2020년 7월26일을 기점으로 서울·경기·인천·세종 아파트 임대시장에서 매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제공하는 아파트 매매와 임대(전·월세) 매물량 자료와 국토교통부 거래량 자료를 활용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경기·인천·세종 지역 아파트 시장 추세를 분석한 결과다.
최 부연구위원은 “임대차 3법을 포함하는 일련의 부동산 정책은 매매 시장보다 임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며 “서울의 임대 매물량 감소 폭은 16.2%로 매매 시장 매물량 감소 폭인 5.7%의 3배 수준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임대차 3법은 2020년 7월30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이튿날인 31일부터, 전월세신고제는 작년 6월부터 각각 시행됐다.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도 주요 정책 발표 이후 추세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에 따르면 2020년 6월 무렵까지 완만히 증가하던 서울·경기·세종 아파트 매매 물량은 그해 7월을 기점으로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2020년 9월부터 반등이 시작됐지만, 경기는 작년 2월 무렵까지 내림세가 이어졌고 이후에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추가 분석을 토대로 “모든 고려대상 지역에서 6·17 대책 발표직후 급격한 추세 변화가 있었다”며 “(추세 변화 시점은) 서울·경기는 2020년 6월28일, 인천·세종은 6월14일로 각각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추세 변화 시점 이후 매매 물량 감소 정도는 서울 5.7%, 세종 10.5%로 추정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분석 결과들은 주요 부동산 정책 발표 전후 주택시장 수량 변수들의 추세가 즉각적이고 급격히 변화했음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올해 중대형아파트 입주 비중 역대 최저치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 가운데 중대형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31만9419가구가운데 전용면적 85㎡ 초과 물량은 총 1만7955가구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이는 이 회사가 연간 입주물량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전용 60~85㎡ 이하가 17만5966가구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1%에 달했고, 60㎡ 이하는 12만5498가구(39.3%)였다.
전용 85㎡ 초과 비중은 2010년 33.6%(10만1944가구)로 최고치를 찍은 뒤 이후지속해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매매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 시세 기준으로 지난해 말 전용 85㎡ 초과 전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2199만원으로, 전용 85㎡ 이하의 1833만원보다 높았다.
특히 입주 연식이 오래된 단지의 중대형 가격이 더 높게 나타났다.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경우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2041만원으로, 전용 85㎡ 이하의 1658만원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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