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56조·영업이익 184조 ‘최대’
운수창고 655·철강금속 353% 급증
HMM·포스코홀딩스 200% 이상↑
코로나 2년차 기저효과 더해서
글로벌 생산활동 정상화 수혜도
“우크라 등 악재… 올해는 둔화 전망”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도 국내 상장기업들이 견실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비해 세계 각국의 제조업 생산이 늘어나면서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중간재 수출이 증가한 덕을 한국 기업들이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늘어나면서 2020년에 비해 한국 경제 속 삼성전자의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중 금융업 등을 제외한 595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156조5693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비해 16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183조9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3%가량 늘어났다.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액은 2300조원 수준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코스닥 상장법인들의 결산에서도 연결기준 영업이익(16조6464억원), 순이익(13조397억원)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코로나19 유행 첫해였던 2020년에 비해 2년 차인 2021년에 접어들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생산활동이 가시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도 분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2020년에는 ‘록다운(봉쇄)’으로 인해 조업이 중단된 경우가 여러 번 있었지만 2021년에는 그런 게 없었다”며 “미국·유럽에서 생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본재나 중간재 수출이 상당히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을 업종별로 분류했을 경우, 지난해 운수창고업(655%)을 필두로, 철강금속(353%), 화학(125%) 등에서 영업이익이 상당히 증가했다. 이들을 비롯해 총 11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전기가스업등 6개 업종에선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개별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 상위 20개사 중 HMM(옛 현대상선)과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대한항공,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철강, 운수, 석유화학 기업들이 20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국내 상장기업 중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연결실적 기준 삼성전자는 지난해 279조6047억원의 매출액과 51조63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체 상장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 중 12%와 28%를 차지한다.
2020년에 비해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통계와 삼성전자를 포함하지 않는 통계를 각각 따로 발표한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할 경우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기업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의 경우 2020년 12.3%에서 2021년 12.2%로, 영업이익의 경우 34%에서 28.1%로 줄어들었다. 기업의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지표에서는 2020년 42.3%에서 2021년 28%로 비중이 더욱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매출이 부진했다기보다는 다른 기업들의 성장세가 뚜렷했다는 평가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도 실적이 좋았지만, 다른 기업들의 실적이 정말 좋았다”며 “글로벌 생산활동 정상화에 따른 수혜를 한국 기업들이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수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제정세 변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같은 대외 악재가 수출 중심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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