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대표 “출근길 불편 끼친 점 사과”…이준석 “절박함 탓에 그런 것 이해”

JTBC서 사상 첫 정당 대표와 장애인 단체 간 토론…시위방식 등 주제로 다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사진 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JTBC ‘썰전 라이브’ 영상 캡처

장애인 이동권 등을 주제로 사상 첫 정당 대표와 장애인 단체 간에 이뤄진 토론의 시작은 앞서 시민들 출근길 지하철에서 불편을 끼친 것을 사과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입장 발표였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방송된 ‘썰전 라이브-장애인 이동권 토론’ 특집에서 “시민들께 먼저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입을 뗐다. 이어 “장애인들이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서 많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비장애인 입장에서 지하철 타는 서민의 삶은 너무나 공기처럼 자유스러운 일”이라며 “전장연은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서민 일상의 바쁜 출근길을 침범했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전장연은 시민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난과 혐오적 욕설도 감수하면서 장애인 이동권이 문명 사회에서 기본적인 시민권이라는 점을 21년째 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에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시민의 권리를 부여해달라”며 “이제 믿을 수 있는 건 시민의 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신다면, 전장연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고자 장애인의 권리를 말하다가 죽을지언정 잊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박 대표께서) 시민들께 사과한 것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절박함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저희는 정책을 하는 정당으로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든 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전장연이 저희와 함께 파트너십을 가지고 가려면, 항상 모든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전장연의 주장을 100% 옳은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주시면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저희에게도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아이디어가 있어서 이야기를 했지만, (박 대표께서) 시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제가) 당 대표가 되기 전의 일이든 후의 일이든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마음에서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그동안 비판의 대상이 된 전장연의 시위 방식에 대한 문제와 이 대표가 장애인의 혐오를 유발했다는 주장 등이다.

앞서 전장연은 이 대표에게 조건 없는 100분 토론을 제안했으며, 이 대표는 ‘무제한 토론’을 열자고 이 대표가 수정 제안했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토론회 개최 가능성을 밝히면서 “사상 처음으로 정당 대표가 당의 장애인 정책을 바탕으로 해서 방송 토론에 나서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미를 밝히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