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품격 지키게 해달라”
‘온가족 장학금 찬스’,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 등 의혹에 이어 ‘방석집 논문심사’ 논란까지 불거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스스로 물러났다.
윤석열 내각 첫 낙마자가 된 그는 추가 해명은 하지 않겠다며 “마지막 품격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입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국민께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면서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모두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고개 숙였다.
앞서 김 후보자는 자신이 풀브라이트 동문회장, 동문회 주축으로 만든 한미교육문화재단 감사를 맡았을 당시 두 자녀가 수천만원대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본인 및 배우자 역시 같은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온가족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과거 성폭력 혐의 교수를 옹호했다는 의혹,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 의혹도 받았다. 지난 2일엔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짜깁기한 논문을 학회지에 제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특히 김 후보자가 과거 한국외대 교수 시절인 1999년 소위 ‘방석집’이라 불리는 식당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의 박사 논문 심사를 한 사실이 알려져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인천 연수구청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이성만씨는 지난 3월 낸 자서전에서 “나는 최종 논문 심사를 광화문에 있는 한식집에서 했다.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면서 “그곳은 술을 다른 곳보다 비교적 분위기 있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지불해야 할 비용은 보통의 음식점과 달리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연히 논문심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주인 마담이 최종심사를 이곳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논문의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장소로는 적절하지 않다 싶었다”면서 “김인철 지도교수가 승낙했다”라고 했다.
그는 “심사가 진행되는 중에 가벼운 차와 과일이 들어왔는데 주인 마담의 정성과 배려가 담겨있었다. 마치 주인 마담이 박사후보자 같았다”면서 “방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주심이 ‘이성만 박사, 술 한 잔 받게’ 했다. 논문 통과를 알리는 일성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씨는 “논문 심사가 통과로 발표되자 아가씨들과 마담도 마치 자신들의 일인 양 기뻐하며 자리를 옮긴 무교동 선술집에서 새벽 3시가 되도록 함께 축하해줬다”면서 “워낙 재미있게 치렀던 뒤풀이였던지라 지금도 한국외대에서는 회자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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