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세자르 감독 체제로 새 출발
이다현 등 젊은 선수 중심 재편
VNL 대비 한 달간 합숙훈련 중
6월 2일 개막… 사실상 올림픽 예선
여자배구는 지난해 가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짜릿했던 종목 중 하나다. ‘배구여제’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4강 신화를 이뤄낸 덕분이다. 팬들이 한국배구에 기대하는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은 대회 뒤 국민적 스타로 떠올라 큰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배구 대표팀 훈련에선 더 이상 김연경 얼굴을 볼 수 없다. 김수지, 양효진 등 그간 센터라인 기둥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앳된 얼굴의 선수들이 코트에서 몸을 날리고 있었다. 아직 태극마크가 어색한 듯 다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다음달 2일 막을 올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대비해 지난 2일부터 무려 한 달간 합숙훈련을 진행 중이다. 소집에 앞서 대표팀은 대대적 개편을 단행했다. 10년 이상 대표팀을 이끈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이 나란히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젊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센터 이다현(21·현대건설), 이주아(22·흥국생명), 최정민(20·IBK기업은행), 정호영(21·KGC인삼공사), 레프트 박혜민(22) 이선우(20·이상 KGC인삼공사), 세터 박혜진(20·흥국생명) 등 상당수가 20대 초반. 지난 대표팀 중견이었던 박정아(29·도로공사), 김희진(31·IBK기업은행)이 이제는 최고참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끈다.
이들을 이끌 감독도 바뀌었다. 도쿄 4강 쾌거를 이룬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떠나고 코치로 보좌했던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가 새 감독으로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다수 선수가 바뀌고, 이들을 이끌 리더십도 바뀐 완전한 새 출발이다.
대표팀은 새 출발부터 중요한 행보에 나선다. 국제배구연맹이 2024 파리올림픽부터 기존 올림픽 지역예선 제도를 폐지하고 세계랭킹으로 티켓을 부여하기에 이제는 매 시즌 열리는 VNL이 사실상의 올림픽 예선이 됐다. 매년 이 대회에서 랭킹을 지켜내야만 2년 뒤 파리에서 또 한 번 쾌거에 도전할수 있다. 세자르 감독은 “일단 단기적인 목표는 VNL에서 최대한 랭킹 포인트를 많이 얻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빠르게 좋은 버전의 팀을 만들겠다”면서 팀 재정비와 랭킹 확보 모두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회 3차전에는 라바리니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폴란드와 맞붙는 흥미로운 대진이 성사되기도 했다. 지난 올림픽에서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췄다가 이번에는 감독 간 대결을 벌이게 된 세자르 감독은 “지금도 라바리니 감독과 자주 연락하며 배구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면서 “저와 우리 팀 모두 라바리니 감독이 생각하는 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이용하겠다. 좋은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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