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G20외교장관회의 참석
솔로몬제도와 안보훈련 시연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직후 동남아시아 순방을 통한 외교공세에 나섰다. 나토 등을 앞세운 미국의 전략적 포위망에 중국의 앞마당 격인 동남아 국가들이 동참하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2일 첫 방문지인 미얀마 바간에 도착해 동남아 5개국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 순방 기간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5개국을 찾는다. 순방 기간 미얀마에서 란창강·메콩강협력 외교장관회의(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참가)를 주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도 참석한다. 왕 부장은 각 방문 상대국과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으로 돌아와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난닝에서 중국·베트남 양자협력지도위원회 제14차 회의, 중국·캄보디아 정부 간 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를 각각 주재한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통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소속 10개국 대부분 나라와 접촉하는 것이다.
나토는 지난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한 신(新)전략개념(Strategy Concept)을 채택하고, 한국·호주·뉴질랜드·일본 정상을 참석시켜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중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은 안보위기 속에서 동남아 공략을 강화하면서 미국·호주의 안마당 격인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와 우호관계 도모에 힘을 쏟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솔로몬제도에서 3월14일부터 시작된 중국·솔로몬 합동 경찰훈련 일환으로 폭동 등 공공 무질서, 대중과 VIP(주요인사)에 대한 범죄대응 등에 대한 현지경찰 시연회가 1일 열렸다. 훈련을 참관한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지난해 11월 수도 호니아라에서 발생한 폭력시위를 언급하며 “우리의 주권과 민주주의가 소수의 폭력으로 몸값을 치르는 것을 계속 허용할 수 없다”며 “이제는 안전함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9년 솔로몬제도와 수교 후 지난해 12월∼2월 매달 경찰 물품과 장비를 보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경찰 자문단도 파견됐다. 3월에는 중국 함정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물류 보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의 안보 협력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