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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톱 우회전 12일부터 단속… 운전자들 “몰랐어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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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07 00:51:05 수정 : 2022-07-07 00: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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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도로교통법 12일부터 시행
위반 시 범칙금 6만원·벌점 10점 부과
운전자들, 관련 내용 몰라… 혼란 예상
오는 12일부터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를 확대하는 등 보행자 보호의무 강화를 앞둔 6일 서울시내 한 교차로에 우회전 시 보행자 안전을 위한 일단 멈춘 표시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직장인 공모(32)씨는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달려오는 차량에 치일 뻔했다. 휴대전화를 보면서 길을 건너던 공씨는 우회전 차량을 미처 보지 못했는데, 운전자 역시 보행자가 지나는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진입했다. 다행히 운전자가 차량을 급제동하면서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공씨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내 잘못도 있지만, 엄연히 파란불이었다”며 “달려오던 차량을 보는 순간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12일부터는 운전자들은 교차로에서 우회전한 뒤 바로 마주치는 횡단보도 앞에서는 보행자 유무에 관계없이 ‘일단 정지’하는 게 좋다. 12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운전자는 교차로 우회전 이후 마주치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있는 상황은 물론, 횡단보도 주변 인도에서 길을 건너려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도 일단 차를 완전히 세워야 한다. 

 

과거에도 보행자가 횡단보도 위에 있는데 우회전을 해 차량이 지나가면 원칙적으로 법 위반이지만 경찰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았고, 범칙금도 따로 부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12일부터 달라질 도로교통법 상에선 범칙금 6만원(화물차는 7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반복해서 위반할 경우 보험료에 할증이 붙을 수 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된 도로교통법의 취지는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사망자가 증가로 인한 규제 강화 및 보행자 보호 의무 강화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사망자는 355명, 부상자는 2만316명에 달했다. 특히 사망자는 2017년 66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증가 추세다.  

 

제도 시행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습관이 안돼 있거나 관련 내용을 몰라 혼란이 예상된다. 취재진이 6일 서울 시내 주요 교차로의 우회전 상황을 지켜본 결과 대다수 차량이 우회전 상황에서 감속을 했지만 일시정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도리어 보행자가 우회전 차량이 지나길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를 서둘러 건너는 모습이 다수 목격됐다.

6일 서울 종로구 한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는 차량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역사거리는 우회전 차량의 시야에서 횡단보도가 지하철역 입구에 가려져 보행자가 지나는 것을 미리 알기 어려웠다. 이날도 한 택시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을 하다 보행자와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청 사거리 횡단보도에서는 우회전하는 SUV 차량이 한대 지난 뒤로 연달아 5대가 우회전을 하면서 정작 보행자는 길을 건너지 못했다. 한 오토바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사이로 아찔하게 곡예 주행을 하기도 했다.

 

운전경력 10년이 넘는다는 직장인 박모(35)씨는 “그동안 우회전 상황에선 운전자와 보행자가 눈치게임하듯 알아서 건너는 식이었다”며 “운전자에게 일시정지를 요구하기 보다 우회전 신호 체계를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출퇴근을 차량으로 한다는 운전자 A씨도 “서울의 경우 만성적인 정체구간들이 있는데, 그 구간에서 보행자를 기다리는 게 얼마나 현실적일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보행 중 휴대전화를 보는 경우가 늘면서 사고 위험이 더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2020년 15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9.0%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 있다고 답했다. 앞서 공씨의 사례에서 처럼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때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에서 보행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울러 자전거나 전동킥보드(PM)와 같은 이동수단을 탑승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경우 우회전 차량의 운전자가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운전자와 보행자가 공존해야만 교통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에 운전자가 조금 더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가까운 위치에 있는 보행자 신호등 아래에 초록색과 빨강색 두 가지만 있는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며 “현재 전국 몇 군데에서 시범적으로 우회전 신호등을 운영 중인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권구성·이희진·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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