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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백신 적극 권고’ 방역 당국 방침에 전문가들 일단 긍정적…“접종률 끌어올려야”

입력 : 2022-07-14 06:00:00 수정 : 2022-11-20 19: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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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방역' 내세우지만 50대-4차 백신 근거 불명확 지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차 접종의 연령대를 50대로 확대하고 80세 이상뿐 아니라 50대~70대에 대해서도 접종을 '적극 권고'하기로 해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3일 현재 60대 이상이 대상인 4차 접종을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에 대해서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하면서 "국내 분석 자료 등에 기반해 감염시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50대 등을 접종 대상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상회복과 함께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해제된 상황에서 '고강도 거리두기'로 회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가운데, 사실상 백신 접종 외에는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4차 접종이 감염 자체보다도 위중화를 막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에 확진시 위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연령층은 백신을 적극적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60대 이상에 비해 50대의 치명률이 낮은데다 조만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이는 BA.5 변이가 현재 접종 가능한 백신에 대해 면역 회피 능력이 크다는 점에서 접종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50대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04%로, 0.01%인 40대보다는 높으나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0.13%보다는 훨씬 낮다. 누적 치명률은 60대는 0.16%, 70대는 0.64%, 80세 이상은 2.69%다.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50대가 2만6천551명으로 2만3천명대~2만6천명대인 그 위 연령대보다는 소폭 높지만, 35만명대~40만명대인 20대~40대보다는 훨씬 낮다.

 

치명률에서는 위 연령대에 비해, 인구당 확진자수에서는 아래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50대가 다시 백신 접종을 받는 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빠른 전파력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BA.5 변이가 면역 회피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 역시 부작용 우려를 무릅쓰고 다시 백신 접종을 하는 데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하버드 의대와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센터' 연구진의 연구 결과, BA.5는 우세종인 BA.2보다 약 3배 낮은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보여 그만큼 백신 접종이나 감염력이 있는 사람도 감염·재감염되기 쉽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BA.5를 겨냥한 백신을 연구 개발 중이지만, 가을께나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접종까지는 백신 패스가 접종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마저 없어 접종을 받으러 가게 이끌 동력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접종 대상인 60세 이상의 4차 접종률도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60세 이상 4차 백신 접종률은 인구대비 31.4%다. '적극 권고' 대상인 80대 이상이 46.4%로 높은 편이지만 50%에 못미친다. 70대는 41.7%였고 60대는 21.1%로 특히 저조했다.

 

이에 대해 중대본은 "50대의 치명률이 평균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낮은 연령대는 0에 수렴하는 수준이라서 (50대의 치명률이)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50대는 기저질환이 증가하는 연령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호주 등은 50대를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해서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며 "추가 위험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50대를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4차 접종의 목적은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며, 50대와 성인 기저질환자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50대 이상은 기저질환율이 많이 높고 또한 진단되지 않고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또 치명률이 40대 이하에 비해 높으며 3차 접종 후 4개월 이상이 경과한 사람이 96%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동안 '근거 기반 방역'을 강조해온 정부가 이런 정책을 내놓으면서 BA.5 변이 유행이 커지는 상황에서 4차 접종이 50대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은 무기가 없으니 결국 접종을 확대하는 쪽으로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백신 관련 정책 중 6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 대해 4차 백신을 적극 권고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환영하는 의견이 많다.

 

4차접종 대상 중 80세 이상만 권고 대상이고 나머지 연령대는 권고가 아닌 '허용' 대상이었는데, 정부는 60대와 70대를 포함해 모든 4차접종 대상자에게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차 백신 접종률이 낮았던 것은 80세 이상에만 '강력 권고'를 하고 60대와 70대에는 선택사항이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중증사망자의 90% 이상인 60세 이상의 접종률을 높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추가 접종의 의미는 감염예방보다도 중증예방 효과"라며 "재유행이 오기 전에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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