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데이트 폭력’ 30대 남성, 항소심서 징역 7년 선고 원심 유지

지난해 7월 마포구 오피스텔서 피해자 폭행 당해
같은해 靑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 올라오면 논란

지난해 9월 1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과 말다툼을 하던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친구 고(故) 황예진(당시 25세·여)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강경표·원종찬·정총령)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는 남자친구 이씨가 말다툼을 하던 중 이씨에게 폭행을 당해 숨졌다.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피해자는 외상성 뇌저부지주막하출혈(뇌출혈) 등 상해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8월 17일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모친은 같은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같은 사연을 담은 글을 올리면서 국민적인 논란이 됐다.

사건에는 여러가지 논쟁점이 있었는데 이씨는 피해자가 쓰러진 직후 119에 허위 신고를 했다는 점, 인명구조 요원 자격이 있음에도 기도확보 또는 심폐소생술 같은 대응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논란이 번지며 사건 당시 CCTV 영상이 방송되자 피해자에 동조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다만 피해자가 먼저 폭행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자 이씨를 정당방위로 옹호하는 여론도 있었다.

아울러 피해자의 가족 중 한 명이 이 같은 사적인 사연을 지하철 전동차 안내방송으로 내보내며 논란을 더했다. 추후 이 기관사는 업무배제 및 교육을 받았다.

같은해 이씨는 10월 16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피해자 유족은 상해치사가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범행 직전 다툼을 피하고자 오피스텔에서 나가려고 했다가 자신을 따라 나온 황씨를 폭행했다”며 “범행 경위를 고려하면 이씨가 황씨를 우발적으로 폭행하며 상해치사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교제살인 내지 폭행살인의 일반적인 유형으로 교제를 원하지 않는 여성에 대해 보복 의사로 계획적인 살인 범행에 이른 것과 사인이 다르다”며 “의도적으로 황씨를 살해하거나 살해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이씨가 유족과 합의하거나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있다”며 “피고인의 무자비한 폭력 행위로 인해 연인관계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 원심에서 정한 징역 7년은 지나치게 가볍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씨 측은 “황씨의 사인인 뇌지주막하 출혈은 (폭행 뒤) 구호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해치사가 아닌 폭행치사로 의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맞섰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