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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토트넘 경기 중계 어디서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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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2 22:52:13 수정 : 2022-07-22 22: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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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손흥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토트넘이 방한해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토트넘과 한국프로축구 팀K리그의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4100명의 관중이 몰릴 정도였다. 당연히 경기장을 갈 수 없는 많은 팬은 손흥민이 고국에서 소속팀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TV 중계를 통해서라도 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토트넘 경기 중계 어디서 해요”라는 것이었다. 다른 경기 때도 종종 듣는 질문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훨씬 많은 사람에게 똑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이번 토트넘의 방한 경기 중계가 우리에게 익숙한 지상파나 케이블 TV 채널 편성표에서는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어 이 매체의 유료 구독자가 아니면 생중계를 볼 수 없었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기자

아직 많은 국내 스포츠팬, 특히 유료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생소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큰 스포츠 이벤트는 대부분 익숙한 TV 채널을 통해 보는 데 길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명을 해드려도 이해를 못 하시거나 왜 스포츠 중계를 돈까지 내면서 봐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외국은 스포츠 빅 이벤트를 유료로만 시청하는 일이 이미 일반화돼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조금씩 그 추세가 진행 중이다. 2년 전만 해도 지상파에서 중계하던 메이저리그 경기가 지금은 생방송을 보려면 유료 채널에 가입해야 한다. 유럽축구의 경우 손흥민 출전 경기를 빼면 대부분이 유료 채널로만 생중계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컵과 같이 온 국민의 관심이 뜨거운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모든 국민이 쉽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영국과 독일 등 몇몇 유럽국가는 이런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에 대해 국민의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이런 관념 속에 중요 스포츠 경기는 지상파에서 중계해 왔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케이블 채널로까지 보편적 접근권에 대한 생각이 확대돼 가는 추세였다. 케이블이나 IPTV 등도 유료이긴 하지만 TV 시청 가정 대부분이 가입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스포츠 이벤트를 보기 위해 따로 돈을 더 내고 OTT 같은 유료 플랫폼에 가입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보편적 접근권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산업의 측면에서 볼 때 스포츠 이벤트 시청의 유료화는 어쩔 수 없는 추세라는 의견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중계권에 막대한 투자를 한 방송사나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야 하고, 구단이나 스포츠 단체도 중계권료가 올라야 수익을 내며 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스포츠까지 ‘구독 경제’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이기에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가장 순수해 보였던 스포츠까지도 자본의 논리에 매몰된다고 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대세는 이미 ‘스포츠도 돈 내고 보라’는 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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