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화보 활용 국민적 거부감 고려”
해외 명품 브랜드 구찌와 문화재청이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청와대에서 보그 잡지 화보촬영이 거센 국민적 비판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구찌코리아 측은 오는 11월 1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코스모고미 패션쇼 인(in) 서울 경복궁’ 행사를 열겠다고 사용 허가 신청을 냈다. 10월 21일부터 31일까지 조명과 음향기기, 텐트 구조물 등을 설치하고 당일 낮에 리허설, 저녁에 패션쇼, 11월 2∼4일에 장비 철거 작업을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경복궁 근정전 행각(行閣·궁궐 등의 정당 앞이나 좌우에 지은 줄행랑)을 모델들의 런웨이 장소로 쓸 예정이었다.
구찌코리아 측 신청인은 “본 행사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천문학이 연구됐던 경복궁의 역사적 가치, 천문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쇼의 주제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나아가 관련 지식 등을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 하고자 함”이라고 의견을 냈다.
경복궁 근정전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 행각은 보물이다. 지난 22일 작성된 제7차 궁능문화재분과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경복궁 사용 허가, 심의 등을 하는 기구인 문화재위원회 궁능문화재분과 위원회는 “관계 전문가 자문을 받아 경복궁 역사문화유산의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고히 고증할 것” 등 4가지 의견을 달아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와대 보그 화보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있었던 상황에서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됐다”며 “구찌코리아 측과 서로 이해하에 신청이 철회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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