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가 싫다고 공개적으로 당당히 ‘오밍아웃’(오이+커밍아웃)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이는 수분 90%로 이뤄져 있어 이를 체내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타민과 칼륨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체내 염분과 노폐물을 내보내는 데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기도 합니다. 이
이렇게 몸에 좋은 오이를 왜 싫어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분도 물론 계시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오이를 싫어한다면, 그 이유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과연 오이를 싫어하는 이들은 왜 먹기를 꺼릴까요?
◆오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쓴맛 유전자’ 때문?
미국 유타대 유전과학센터에서는 ‘TAS2R38(taste 2 receptor member 38)’라는 유전자를 예로 들어 입맛을 결정하는 데에 특정 유전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혀냈는데요.
인간의 7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TAS2R38’은 쓴맛에 민감한 PAV 타입과 둔감한 AVI 타입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PAV 타입은 AVI에 비해 쓴맛을 100~1000배 더 민감하게 느낀다고 하는데요.
오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바로 이 PAV 타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센터의 연구 결과입니다.
PAV 타입은 쓴맛을 함유한 PTC라는 유기물질을 함유하는 식물을 먹을 때 매우 강한 쓴맛을 느끼는데요. ‘TAS2R38’ 유전자가 강하게 발달한 이들은 참을 수 없는 쓴맛을 느낀다고 합니다.
오이의 쓴맛은 주로 꼭지 부분에서 많이 나는데, 쿠쿠비타신(cucubitacin)과 에라테린(elaterin) 성분 때문이라고 해요.
◆오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향’ 때문일까?
오이를 거부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냄새 자체가 싫다고 하는데요. 오이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거부감이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오이 특유의 향은 ‘오이 알코올(cucumber alcohol)’이라 불리는 ‘2, 6-노나디엔올’(2, 6-nonadienol, 화학식 C9H16O)에서 비롯되는데요. 구조식은 ‘ CH3CH2CH=CH(CH2)2CH=CHCH2OH’입니다.
이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대단한 미식가?
오이 특유의 쓴맛과 향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그 이유로 꼽는 하나는 바로 뛰어난 미각입니다. 남들보다 미각이 발달해 쓴맛과 독특한 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죠. 남들보다 쓴맛을 100∼1000배까지 느낀다는 것이 그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이를 못 먹는 이들을 뛰어난 미각을 가진 ‘슈퍼 테이스터’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왜 그런지 과학적으로 한번 분석해 봤는데요. 싫어하는 데에도 정말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오이 또는 특정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화솔루션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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