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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장사 제일 잘 되는 주말에… 하루 매출 모두 날렸다” [카카오 먹통 대란]

입력 : 2022-10-16 18:41:45 수정 : 2022-10-16 19: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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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결제·택시콜까지 모두 마비… 자영업자들 피해 속출
주문 안돼 손님도 업주도 ‘멘붕’
라이더는 지도 못 봐 일당 날려
기프티콘·축의금 송금 막혀 당황
카톡 자료전송 안돼 업무 차질도
“앱 교체” “카톡서 해방” 반응도

“하필 장사가 제일 잘되는 주말에 배달부터 결제까지 모두 먹통이 돼 하루 매출을 날리다시피 했어요.”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5일 가게 문을 평소보다 일찍 닫아야 했다. 매장 식사보다는 배달에서 매출이 나오는 가게 특성상 카카오 관련 서비스들이 먹통이 되면서 주문이 끊겼기 때문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한 고객들은 오류 때문에 주문을 못하고, 배달 기사도 카카오맵 오류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난 15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등 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이 주말에 먹통이 되면서 소통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 활동마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택시·결제·지도 등 부가서비스까지 전부 멈추면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강남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카카오톡으로 예약을 받는데 먹통이 되면서 당일 예약 손님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 택시 기사들도 앱을 통해 콜을 받지 못했다. 한 택시 기사는 “앱을 통해 콜만 받을 수 있는 카카오블루·카카오벤티는 복구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평소보다 손님이 많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콜도 못 받고 타격이 크다”고 했다. 카카오톡 내에서 쇼핑, 선물 기능도 마비되면서 이곳에 입점한 업체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톡을 업무용 메신저로 활용하던 직장인들은 업무에 차질을 빚거나 급하게 다른 메신저 앱 또는 문자, 전화로 연락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도 오류가 발생해 일부 시민들은 편의점·카페 등에서 결제를 하지 못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기프티콘도 사용이 어렵자 이용자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직장인 이모(28)씨는 “지인에게 받은 기프티콘을 사용하려고 일부러 찾아간 식당에서 정작 계산할 때 선물함에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카드로 계산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주말이었던 만큼 결혼식 축의금 등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편 사례도 이어졌다.

16일 경기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장 무인 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국내 5대 거래소 중 한 곳인 업비트가 카카오톡 장애로 인한 피해를 봤다. 업비트 고객은 카카오톡이나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한 뒤 가상화폐를 사고파는데, 카카오톡 로그인 자체가 안 되면서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고객 불만이 잇따랐다.

카카오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먹통’ 사태가 이어지자 “다른 메신저나 앱으로 갈아타자”는 반응도 있었다. 실제 전날 실시간 앱스토어 다운로드 상위권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메신저인 라인과 텔레그램을 포함해 다른 교통 앱 등이 차지했다. 카카오 경쟁사들도 때맞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라인은 모바일 버전 검색창 하단에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라인을 사용하세요’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 마비로 ‘디지털 디톡스’를 경험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대학교 교직원 김모(35)씨는 “불필요한 연락을 자주 안 해도 되고 필요한 메시지는 문자로 하면 되니 오히려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41)씨는 “쉬는 날은 카카오톡을 보지 않으려 해도 휴일을 방해하는 메시지들이 뜨곤 했는데 이번에 단절되니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았다”며 “메신저가 없었던 시기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장한서·김준영·이도형·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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