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 국회 통과시 2023년도부터 적용될 세법 개정안에서 ‘상속∙증여세 납부유예제도’를 신설한 것은 꽉 막힌 중소기업 가업승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법인 바른(대표 변호사 박재필∙이동훈∙이영희)은 지난 20일 바른빌딩에서 ‘2022년 상속, 증여 관련 세제개편안(가업승계를 중심으로)’을 주제로 제81회 상속신탁연구회 세미나(사진)를 개최했다.
김경수(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상속, 증여는 거액의 세금이 발생할 수 있어 납세의무자들이 현실적으로 세액을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에서 가업승계 시 상속세와 증여세 납부유예제도를 신설한 것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세제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가업승계 활성화’로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유예제도 신설로 가업승계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가업을 승계 받은 상속인은 상속받은 가업상속재산을 양도∙상속∙증여하는 시점까지 상속세 납부를 유예할 수 있게 된다. 가업승계시 합산되는 증여재산가액이 증여일 기준이라는 점과 상속세 납부유예와 상속시 증여세 관련 발생이자액 50%를 경감하는 규정을 결합하면 상당한 규모의 절세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상속세 및 증여세 과세특례는 주식가액 중 사업무관자산 등의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 상당액이 공제대상에서 제외되는데, 개정안은 납부유예에 대해서는 납부유예 대상 세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개정안이 통과되면 향후 시행령이 어떻게 마련되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상속인은 가업상속공제 방식과 납부유예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나, 상속∙증여세 납부유예제도는 가업상속공제와는 달리 중소기업에만 적용되고 중견기업은 제외된다.
김경수 변호사는 “다만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데, 상속세 부과 금액이 클 경우 납세담보액도 커진다. 현재 보증보험의 납세보증보험을 활용하고자 하더라도 세액에 따라 보증보험증권 발급이 안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실제 제도가 시행되면 납세담보 요건 충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현행 국세징수법은 ‘비상장주식’은 납세담보물로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현행 국세징수법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되면 비상장주식을 상속받는 경우 담보물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다만, 개정안에서 납세담보에 관한 내용은 시행령으로 규정하도록 해 현행 국세징수법상의 납세담보 규정과는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제도개편 사항을 면밀히 실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중소 중견기업을 위한 연부연납 요건을 완화하고 기간을 확대한 것도 가업상속을 활성화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을 상속받는 경우 상속재산 중 가업상속재산이 차지하는 비율과 무관하게 최대 20년의 연부연납을 허용했다. 과거에는 가업상속재산이 전체 상속재산 중 차지하는 비율이 100분의 50 이상인 경우에만 최대 20년 연부연납이 가능했다.
김변호사는 “가업상속은 상속세로 큰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만큼 연부연납 기간을 확대하는 것은 가업을 승계하는 상속인들의 현금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가업을 중단 없이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2022년 상속, 증여 관련 세법 개정안 주요 내용, △개정안과 현행 규정 비교, △항목 별 검토 등에 관해 참석자들과 깊이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바른 상속신탁연구회(회장 조웅규 변호사)는 2012년 발족된 국내 로펌 유일의 상속신탁 연구모임으로 가사·상속, 신탁, 가업승계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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