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그룹 ‘끈끈한 인연’ 방증
李씨 “개인 돈으로 후원한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형사 사건을 변호한 이모 변호사가 2020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에게 고액의 총선 경선자금을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원장이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때다. 이 대표 ‘최측근 그룹’이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세계일보가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확보한 ‘성남시 분당구갑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김용 후원회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2020년 2월14일 김 부원장의 후원회에 500만원을 기부했다. 정치자금법상 국회의원 예비후보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연간 최고 금액을 후원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한 대가로 쌍방울로부터 전환사채(CB) 20억원 상당을 받았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인사다.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도 변호해 이 대표 최측근 인사로 꼽혀왔다.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캠프에선 법률지원단장을 지냈다.
김 부원장과 이 변호사는 김 부원장이 경기도 대변인이던 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2018년에 이 대표의 변호인 활동을 하면서 (김 부원장과) 알게 됐다”며 “김 부원장이 경선에 나온다고 해서 당시 (서로) 아는 처지여서 개인 돈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 부원장과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이사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김 부원장이 총선 경선자금을 ‘쪼개기 후원’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도 있다. 김 부원장 후원회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백모씨(2월10일)와 정모씨(2월18일)가 각각 500만원씩 일주일여 간격으로 기부했는데, 두 사람의 생년월일과 주소지 행정구역이 동일하게 기재돼 있어서다. 한 명의 인물이 법정 한도보다 많은 금액을 후원하기 위해 타인의 명의나 가명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경우 해당 기부자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처벌된다. 다만, 단순한 우연의 일치거나 후원회 실무자의 기록 착오일 가능성도 있다.
김 부원장은 2020년 총선 경선 당시 후원금 총 7350만원을 모금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 대표는 김 부원장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2019년에 연 북콘서트에서 “김용은 뜻을 함께하는 벗이자 분신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부원장은 8억원 상당의 이 대표 대선 경선자금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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