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 위원 명단 확인하려 서류 보려다 제지 당해… 결국 강제 퇴장
독순술 전문가들 입모양 보고 파악… ‘13억분의 1의 남자’ 일본인 저자 주장
“보지마요. 다 결정됐어요.”(別看了,都決定了.)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에서 강제 퇴장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서류를 보려할 때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이같이 말하며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의 일대기를 쓴 ‘13억분의 1의 남자’ 저자 미네무라 겐지는 후 전 주석이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정치국 위원에 남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류를 보려다 제지당한 후 퇴장당했다고 주장했다.
후 전 주석은 폐막식 당일이 돼서야 정치국 위원 숫자가 이전보다 한 명 줄어든 24명이고, 빠진 한 명이 후 부총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폐막식에 참석한 후 전 주석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책상에 놓인 붉은 표지의 서류를 펼치려 했고, 리 위원장이 후 전 주석에게 무슨 말을 하며 말리기 시작했다.
말하는 사람의 입모양을 보고 대화 내용을 알아내는 독순술 전문가들은 리 위원장이 “보지마요. 다 결정됐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분석했다. 후춘화 부총리가 빠졌다는 것을 후 전 주석에게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결국 후 전 주석 왼쪽에 앉아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시 주석이 보좌관을 불렀고, 후 전 주석은 보좌관들에게 이끌려 폐막식장에서 퇴장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후 전 주석은 과거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최고지도자 미리 지명)’으로 시 주석 후계에 공청단 후춘화 부총리를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공청단 주요 인물은 공산당 최고지도부 상무위원에서 물러나며 퇴진을 하게 됐다. 리커창 총리 후임으로 물망까지 올랐던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원은 고사하고 24인의 정치국 위원에도 끼지 못했다. 204명의 중앙위원 명단에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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