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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정당화’ 학술지, “중대 착오” 지적에도 철회 요청 최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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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0 09:03:01 수정 : 2023-01-20 0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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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토 교수 전원 문제 제기에도 “비윤리 없어”
‘우려 표명’은 유지…독자에 신뢰성 문제 알려

지난 2020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출간한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2년 만에 학계의 논문 철회 요구를 최종 거부했다.

IRLE를 발행하는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는 19일(현지시간) 인터넷에 공개한 2023년 1월호 출판 전 최종원고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검증 과정을 소개한 뒤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하버드대 로스쿨 유튜브 캡처

이 논문은 일본군 위안부 모집을 정당화 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학계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이에 IRLE는 6명의 역사학자에게 논문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재검토 요청을 수락하지 않은 역사학자 2명을 제외한 4명은 모두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IRLE는 설명했다.

 

램지어 교수가 각종 사료를 해석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고,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역사학계에서 기존에 합의된 내용을 뒤집을 만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문을 재검증한 역사학자 4명이 모두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IRLE는 논문 철회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학술지 윤리강령과 엘스비어 자체 규정상 논문 철회를 위해선 통계 조작 등 비윤리적 행위가 발견돼야 하지만, 램지어 교수가 이 같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없다는 것이다.

다만 IRLE는 계산 착오나 실험 실수 등 논문의 정확성에 중대한 문제점이 발견돼도 논문철회가 가능하다는 규정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도 견해차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IRLE가 구체적인 정황까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판사 내 일부 편집자들은 논문 재검토에 나선 역사학자들이 입을 모아 문제점을 지적할 정도로 램지어 교수의 역사해석 방식에 오류가 있다면 철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모자와 목도리가 둘러져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만 IRLE는 논문 철회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2년 전 첨부한 ‘우려표명’(Expression Of Concern)은 유지하기로 했다.

‘우려표명’은 출판사가 특정 논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독자에게 알려주기 위한 조치다.

앞서 IRLE는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재검증에 들어가면서 잠정적으로 ‘우려표명’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출판사는 램지어 교수가 게임이론으로 위안부 계약을 합리화한 데 대해 이얄 윈터 이스라엘 헤브루대 교수가 2년 전 발표한 반박 글도 IRLE에 게재키로 했다.

경제학 전공인 윈터 교수는 이 글에서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에 대한 선급금을 합리적 계약의 증거로 제시한 데 대해 “위안부의 사례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게임참여자(일본군)의 자기 구속력이 빠졌기 때문에 선급금은 신뢰할만한 약속과는 무관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윈터 교수는 “게임 참가자 중 한쪽이 압도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고, 완전히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면 다른 참가자에겐 끔찍한 결과가 일어난다”며 “이런 사실을 이해하는데 게임이론이 필요한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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