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리드(33·미국)의 별명은 ‘필드 위의 악동’이다.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제패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지만 막말을 일삼고 부정행위를 밥 먹듯이 저지르기 때문에 동료들이 ‘가장 기피하는 선수‘ 1순위로 꼽는다. 대학 시절 동료 물건을 훔쳐 학교에서 쫓겨났고 2014년 US오픈 당시 인연을 끊은 부모가 경기장에 찾아오자 경찰을 불러 쫓아냈다. 성소수자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2019년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공 뒤쪽 모래를 치우는 ‘라이 개선 행위’로 2벌타를 받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그런 리드가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대회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3라운드에서 또 다시 부정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17번 홀(파4)에서 리드가 티샷한 볼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커다란 야자수로 향했다. 골프 경기도중 자신의 볼을 찾지 못해 ‘로스트볼’ 처리되면 2벌타를 받는다. 하지만 리드는 쌍안경으로 자신의 볼이 나뭇가지 틈에 얹혀 있는 걸 확인했다면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1벌타를 받고 나무 근처에서 세 번째 샷을 쳤고 보기로 홀아웃했다. 하지만 경기 뒤 리드가 자신의 볼인지 실제로 확인하지 못했으면서 확인한 척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경기 영상에서는 리드가 티샷한 볼이 리드가 볼을 찾았다는 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또 리드가 쌍안경으로 올려다본 야자수 가지 틈에는 볼이 네댓 개 더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리드는 “분명히 내 볼을 확인했다. 100% 내 볼이라고 확인하지 못했다면 티박스로 갔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대회 선임 경기위원도 “현장에서 리드의 볼이 얹힌 나무를 특정해 쌍안경으로 리드가 마킹한 볼을 확인했다”며 리드편을 들었지만 리드의 ‘전과’ 때문에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 미국 언론들은 이날 논란을 ‘트리 게이트(tree gate)’라고 보도하는 상황이다.
리드는 이 대회 개막전에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에게 인사를 건넸다가 무시당하자 격분해 나무 티를 던져 분란을 야기했다. 매킬로이는 PGA 투어를 등지고 사우디아리비아 국부펀드 자본으로 출범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옮긴 선수들을 ‘배신자’로 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DP 월드투어도 LIV 시리즈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드는 지난해 LIV 시리즈로 옮겼다. 미국 언론은 나무 티 사건을 ‘티 게이트(tee gate)’로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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