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난하고 우크라에 연대 표명할 듯
오는 24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면전이 발발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억하기 위해 G7(주요7개국) 정상들이 온라인 화상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회의 개최가 성사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1일 일본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1년을 맞는 24일 G7 정상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G7 온라인 정상회의를 열어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G7 대면 정상회의는 5월 예정돼 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엄중한 상황을 감안할 때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 우선 온라인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를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 의지를 표명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통신은 “정상회의 후 발표하는 공동성명을 통해 G7의 결속으로 국제질서를 지켜낸다는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라며 “일본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가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일본 정부가 대책을 강구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기시다 총리는 전쟁 발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적이 없는데 이는 G7 정상들 중 유일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해 키이우에 가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6월 독일·프랑스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갈 때 마리오 드라기 당시 총리가 동행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우 경호 문제 등 때문에 본인이 직접 키이우를 방문한 적은 없지만, 지난해 12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기 위해 방미했을 당시 그와 대면 회담을 가졌다.
애초 기시다 총리는 올해 G7 의장국으로서 책임감 때문에 2월 중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경호·보안 등에 어려움이 많다’는 실무진의 검토 결과가 나오며 키이우행(行)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편 올해 G7 정상회의는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투하한 원자폭탄에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히로시마는 러시아 등 전 세계를 향해 ‘반전’(反戰) 메시지를 전하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라는 평가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국회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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