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이용한다고? 오해·논란 부른 ‘女 전용 주차장’ 폐지된다

서울시 '가족 배려 주차장' 변경해 이용 대상 넓혀기로

게티이미지뱅크

움직임이 불편한 임신부나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만든 ‘여성 전용 주차장’이 폐지된다. 지난 2009년 도입된 후 14년 만이다.

‘여성 전용 주차장’은 그간 많은 논란과 오해를 불렀다.

‘여성 전용’이라는 명칭 탓에 지금도 일부는 여성만 주차가 가능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이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차량의 주차를 방해하는가 하면 말싸움으로 번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실제 지난 3일 ‘한문철 TV’에 따르면 여성전용 주차장을 찾은 남성이 아이와 함께 자리를 맡은 여성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여성은 ‘여성 전용 주차장’에서 자리를 가로 막고 서 있었는데 “(여성) 우대이지, 전용은 아니다”라는 운전자 설명에도 되레 손과 팔로 ‘엑스’(X)자 표시하며 주차를 방해했다.

해당 여성은 ‘여성 전용’임을 주장했지만 실제 운전자는 남편이었는데 결국 남편이 사과하고 자리를 옮겨 일단락 됐다.

주차장 관리 조례가 통과되면 이같은 문제는 사라지게 됐다. 다만 서울에서만 적용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안을 지난 6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여성 우선 주차장 주차구획을 가족 배려 주차장 주차구획으로 바꿔 이용대상을 넓힌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렇게 되면 여성뿐 아니라 어르신 등 이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영유아를 동반한 이들도 가족 배려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주차구획 위치도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주차관리원이 인접한 곳에 조성했던 것을 이동 통로와 가까운 곳이나 폐쇄회로(CC)TV와 인접한 곳으로 옮긴다.

기존 여성우선 주차장은 30대 이상 주차 가능한 곳에 전체 주차 면수의 10% 이상 조성됐다.

이에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성하고 정작 이동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약자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서울 시내 공영주차장 중 여성 우선 주차공간이 있는 곳은 29곳이다. 시는 조례가 통과되는 대로 공영주차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