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후보에게 악플 답변 시간 30초씩 주어져
안철수 “망자에 대한 마음일 뿐”
천하람 “유신 이 박정희에 대해 보수 정당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되돌아봐야”
김기현 “'김기현의 힘'으로 하고 있다”
종합편성 채널 TV조선 주최로 15일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4명의 후보들에게는 자신을 겨냥한 ‘악플(악성 댓글)’답할 수 있는 시간이 30초씩 주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답변의 첫 타자가 된 안철수 후보에게는 ‘구멍 난 양말 신으면 서민들 굶는다, 제발 버리라’와 ‘신영복을 존경한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동류의 사람인가’라는 댓글이 주어졌다.
지난달 경기 양주의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있었던 토크 콘서트 중 구멍 난 양말이 포착된 데 따른 댓글과 2016년 고(故) 신영복 교수 빈소 조문 당시 무소속 의원이던 안 후보가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이 너무 일찍 저의 곁을 떠나셨다’ 등을 말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두 가지 댓글을 보며 뭔가를 메모한 안 후보는 말할 차례가 되자 ‘하하’ 짧게 웃은 뒤 두 번째 댓글 답변을 선택했다.
안 후보는 “사람이 죽었는데, 거기 가서 너 잘 죽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망자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나중에)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와 함께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그것만으로도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충분히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는 자신의 과거 ‘신영복 존경’ 발언 등을 겨냥한 김기현 후보 측 비판을 놓고 지난 7일 전당대회 비전발표회 후 만난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일조하지 않았나”라며 “그것으로 제 생각이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같은 말을 한 바 있다.
황교안 후보 앞에는 ‘여소야대 책임자가 자꾸 나온다, 민주당에 또 180석 줄 것인가’와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 때 책상 하나 안 넣어주고 웬 생일상이냐’는 댓글이 펼쳐졌다.
전자는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에서 물러난 황 후보를 겨냥 ‘집권 여당의 대표가 왜 되려 하느냐’는 의미로 해석되며, 후자는 이달 초 대구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 근처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생일상’을 차린 데 따른 반응이다.
두 번째 댓글을 택한 황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 때 제가 뭘 했느냐면, 수감되기 전에 구치소쪽에 ‘도와드릴 수 있는 모든 걸 도와드려라’ 이야기 했다며, (그 전에) 수사할 때 수사기간 연장이 부당하다고 반대하면서 막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박근혜와 대한민국을 변함없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3강 구도 형성’ 평가를 받았던 천하람 후보는 ‘이준석 아바타네, 자기 정치하라’와 ‘박정희는 독재자, 김대중은 존중, 그러고도 보수당 대표?’라는 댓글이 주어졌다.
두 번째 댓글 답변을 선택한 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연히 우리 산업화에 공이 큰, 보수 정당의 책임을 상징하는 분”이라며 “그렇지만 3공화국 때까지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몰라도 유신 이후 박정희에 대해(서는)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우리 보수 정당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천 후보는 제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전남 CBS 유튜브 채널 방송의 ‘누가누가 좋나요’ 코너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택해달라는 제작진 말에 “저는 김대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었다.
당시 미래통합당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였던 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저희 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독재 시대의 대통령은 엄밀히 평가할 만한 대통령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독재 시대가 ‘정상적인 정치 환경’이 아니란 점을 이유로 댄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큰 정치인이고, 자기 스스로 시대의 흐름을 만들었다”며 “옳든 그르든,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큰 정치인이어서 한 표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에게는 ‘남진이 부른다, 내가 너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와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용산의힘 후보가 아닌가’라는 댓글이 주어졌다.
30초라는 짧은 시간에도 두 가지를 모두 답한 김 후보는 먼저 “남진 선생님께서 '김기현이 한 말이 맞다는 글을 올렸는데 일부 언론에만 보도되다 보니 안 알려진 것이고, 명확히 그 자리에서 남진 선생님과 김연경 선생님의 말을 듣고 양해 받고 올렸다”고 밝혔다. 두 번째 댓글에는 “김기현의 힘으로 하고 있다”며 “상대 후보의 프레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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