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하철2호선 대림역 인근 ‘우리 동네 자전거포’라는 간판을 단 자전거 매장엔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들이 가득 진열돼 있다. 최근 자전거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은 현실인데 여기서 판매되는 자전거 가격은 8만원부터 15만원까지 대체로 저렴하다.
서울영등포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자전거포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해 지역 내 방치된 폐자전거를 수거해 재생 과정을 거쳐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어떤 과정을 통해 버려진 자전거가 재생자전거로 다시 태어날까. 재생자전거를 제작하는 공방을 찾았다.
계도기간을 거쳐 수거된 폐자전거들이 공방에 도착하면 바퀴와 구동계, 브레이크 등등 부품별로 분해를 한다. 크게 분류해 부품 50여개로 이루어진 자전거는 완전 분해된 부품 중 쓸 수 있는 부분(주로 프레임, 핸들바, 포크 등)과 폐기할 부분(타이어, 튜브 등)으로 나뉘고 쓸 수 있는 부품은 세척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자전거 정비사 자격증을 갖춘 공방 기능사들은 각자 맡은 자전거의 분해부터 조립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데 재생자전거 작업의 90%는 녹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오랫동안 길에 방치된 폐자전거에서 나온 부품들로 대부분 심하게 녹슨 상태라 기능사들은 각자 터득한 노하우를 이용해 녹을 제거한다.
녹 제거 작업을 끝낸 부품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다음 과정을 기다린다. “녹 닦아 내는 게 힘들지 조립하는 과정은 별거 없어요. 순서에 맞게 부품들을 끼워 맞추고 조이면 금방 합니다.” 거의 완성된 자전거에 휠셋을 장착하던 기능사가 웃으며 설명한다.
“체인이 잔뜩 녹슬고 찌그러진 휠의 타이어도 삭아서 너덜너덜한 채 입고된 폐자전거를 하나하나 분해해서 부품 하나라도 살려내 다시 써보려고 정성껏 녹을 닦아냅니다. 아침에 시작해 온종일 녹을 닦아내고 교체할 부분을 교체하고 이렇게 딱 조립해 놓고 보면 새 자전거처럼 멋진 재생자전거 한 대가 탄생하는 거죠. 버려졌던 자전거에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한다는 게 뿌듯하고 기쁩니다.”
작업을 마친 기능사가 자신이 만든 자전거를 끌고 시험 주행을 위해 공방을 나선다. 페달을 밟자 자전거가 봄 햇볕 따스한 거리로 경쾌하게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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