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No)' 잘못 써 문장 뜻 완전히 거꾸로
中·러 위협 언급하며 中과 日 헷갈리기도
캐나다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캐나다가 세계 재건에 기여해야 한다’는 전임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인용하는가 하면 일본과 중국을 헷갈리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현재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인 가운데 야권 등에서 그의 고령을 문제삼는 소재로 활용될 수 있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모두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 캐나다 의회에서 행한 연설 일부를 인용했다. 그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약 75년 전에 트루먼 대통령이 캐나다 의원들 앞에서 말하길 ‘(미국·캐나다) 양국은 세계의 재건에 크게 기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원래는 “우리 두 나라는(Our two nations)∼”으로 시작하는 문장이고, ‘미국·캐나다가 세계 재건에 크게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Our)’ 대신 실수로 부정적 의미의 ‘노(No)’라고 말하는 바람에 정반대의 뜻이 되고 말았다.
백악관은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No‘를 ‘Our’로 정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러시아·중국 두 나라가 밀착하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 등 서방의 단결이 이보다 훨씬 더 공고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협의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미국이 주도하거나 관여하는 국제기구 이름을 죽 나열했다. 이어 미국과 양자동맹을 맺은 일본, 한국까지 거명한 뒤 “우리는 더욱 더 강해지고,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다음 중국·러시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려다가 그만 ‘일본’이 튀어나왔다. ‘중국’과 헷갈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일본 - 아, 죄송합니다 -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일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80세 생일을 맞았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80대 나이에 그 자리를 지킨 인물은 한 명도 없다. 바이든 대통령 이전에 ‘최고령 대통령’의 타이틀을 갖고 있었던 로널드 레이건의 경우 대통령에서 물러났을 때 77세였다. 직전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0세에 취임해 연임 실패로 74세에 퇴임했다.
그 때문에 미국 정가, 특히 야권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문제삼으며 ‘80대는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치 않다’는 주장을 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가 공격의 빌미로 활용된다. 하지만 백악관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검진 결과 전문의로부터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한 수준의 건강을 갖추고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4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해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고 발표할 것이 확실시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