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 관련 로고 등록을 반대하던 세계적 스포츠웨어 업체 아디다스가 여론 악화에 방향을 선회했다고 미국 CNN, 영국 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날 BLM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BLM 글로벌 네트워크 재단이 세 개의 평행 줄무늬가 있는 로고를 상표로 등록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2012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7세 흑인 남성 트레이번 마틴이 자율방범대원 조지 짐머맨의 총격에 의해 살해된 사건 이후 촉발된 ‘BLM' 운동은 2020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에게 살해당한 후 세계적 인권운동으로 떠올랐다. BLM 글로벌 네트워크 재단은 운동에 상징성을 더하기 위해 2020년 11월 노란색 세 줄무늬 디자인에 대한 미국 상표를 출원했다.
이런 아디다스는 지난 27일 미국 상표청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신청했다. 이의신청서에서 아디다스는 BLM 관련 로고가 자사의 삼선 마크와 “혼란스러울 정도로 유사하다”면서 아디다스 상품과 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BLM 재단의 상품과 서비스를 보고 “자사와 동일한 회사 제품이거나 연관이 있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이번 발표를 통해 이틀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아디다스는 이번 발표에서 철회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상표권 관련 갈등이 운동의 대의명분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로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보도에 대한 추가 논평도 거부했다.
아디다스는 2008년 이후 90건 이상 소송을 제기하고 200건 이상의 합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사 고유 상표의 상징성을 지키려 노력해왔다. 지난 1월에는 명품 브랜드 톰 브라운의 네 줄무늬 디자인이 자사 세 줄무늬와 비슷하다며 사용을 막으려는 법정 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관련한 여론 악화에는 결국 빠르게 두 손을 들었다. 아디다스는 그동안에도 미국 등에서 인종을 차별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20년 플로이드 사건 이후 관련 논란이 증폭되자 아디다스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실제 기업문화는 이런 성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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