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도 어서 나토 정식 회원국 되고 싶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앞에 핀란드 국기가 게양됐다. 이 광경을 지켜보며 가장 속이 쓰라렸을 인물이 있다. 핀란드와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나 가입이 보류된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주인공이다. 그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 절차 완료를 축하하면서 “스웨덴도 회원국이 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펄럭이는 핀란드 국기 사진과 함께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환영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브뤼셀 나토 본부에 핀란드 국기가 게양됐다”며 “그와 더불어 우리 세계는 더욱더 안전하고 강하고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스웨덴 국민 전체를 대표해 따뜻한 축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핀란드는 오랜 중립 노선을 내던지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러시아와 1300㎞ 이상 국경을 접한 핀란드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전술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스웨덴도 극심한 안보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려면 기존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구조다. 핀란드의 경우 지난 3월 이 30개 회원국 의회가 모두 핀란드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하면서 가입이 확정됐다. 스웨덴은 30개 회원국 가운데 28개국 의회의 동의를 얻었으나, 아직 튀르키예(터키)와 헝가리 의회가 가입안을 비준하지 않아 정식 회원국 지위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수십년 동안 중립 노선을 고수하다가 2022년 나토 가입 신청서를 공동으로 제출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웨덴도 하루빨리 회원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애초 핀란드는 스웨덴과 나란히 나토 회원국이 되길 원했으나 튀르키예 등이 스웨덴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자 일단 핀란드 먼저 가입하는 쪽으로 선회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 다소 떨어진 스웨덴과 달리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핀란드는 안보 불안감이 훨씬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핀란드는 1939년 소련(현 러시아)의 침략을 받아 3개월 넘게 전쟁을 치른 끝에 국토의 약 10분의 1을 소련에 뺴앗긴 쓰라린 경험도 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31번째 회원국으로서 핀란드 국기 게양식에 참석한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스웨덴의 조속한 나토 회원국 지위 확정을 촉구했다. 그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스웨덴 없이는 불완전하다”며 “모든 나토 회원국들이 스웨덴의 빠른 나토 가입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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