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는 현장 최고위원회 진행
‘김재원 설화 논란’ 달래기 공들여
野 지도부는 전야제부터 참석해
이재명, 文 前대통령과 묘지 참배
당내 위기 속 ‘지지층 결집’ 포석
5·18 광주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여야 의원들이 광주에 총집결한다.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도 대부분 광주를 찾아 5·18의 의미를 되새기고 호남 민심을 살필 예정이다.
17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은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다. 5·18 민주유공자 후손이 미래세대 대표로 운동 경과를 현장에서 보고한다. 애국가는 1980년 당시 버스 총격이 발생한 광주 인근 주남마을 소재 지한초등학교 학생들이 제창한다. 소리꾼 이봉근씨는 가수 나훈아의 곡 ‘엄니’를 헌정곡으로 바친다. ‘엄니’는 1987년 나훈아가 5·18 때 희생된 젊은이들을 안타까워하며 망자의 어머니들한테 바치는 노래로 만들었다. 기념식은 참석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국민의힘은 18일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편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외 출장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리를 비운 일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전원이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를 방문해 5·18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수도권 당협위원장도 40명 이상 동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에도 5·18을 맞아 광주행 특별열차를 편성한 바 있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특별열차보다 이른 시간에 광주로 향한다. 기념식에 앞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보다 먼저 김병민 최고위원과 김가람 청년대변인, 김재섭 서울 도봉갑당협위원장 등 1980년 이후 태어난 국민의힘 청년대표단은 이날 광주 북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에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인방도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전야제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전원 광주 방문으로 5·18 기념식에 공을 들이는 것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 논란 등으로 뿔난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서 ‘5·18정신의 헌법 수록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그간 정부·여당이 호남에 약속해온 ‘5·18정신 헌법 수록’ 메시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발언과 이후 이어진 각종 실언으로 최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김 최고위원은 이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 지도부는 이날부터 1박2일로 광주 일정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광주 국립 5·18묘지와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했다. 당 지도부는 이어 북구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에도 참석했다. 야당 지도부가 일사불란하게 5·18 행사에 집중하는 것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의혹이 불거지며 당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호남 지역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오월 영령을 추모했다. 참배를 하기 전 그는 ‘5·18 민주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는 글귀를 방명록에 남겼다. 문 전 대통령은 별도의 공간에 마련된 국립묘지 2묘역과 민주열사들이 안장된 민족민주열사 묘역(구 망월묘역)을 차례로 방문해 다시 한번 헌화와 분향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민족민주열사 묘역 출입로 바닥에 묻혀 있는 이른바 ‘전두환 표지석’은 밟지 않고 지나쳤다. 앞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묘역을 참배한 바 있는데 5·18 추모 기간 중 전직 대통령이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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