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 가능성도
"하루빨리 한국과 협력하기를 기대"
“한국어 선생님이 번역해줬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40대 젊은 나이에 태국의 유력 정치인으로 급부상한 전진당(MFP)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표시해 눈길을 끈다. MFP는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 500석 중 152석을 차지하며 일약 제1야당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1980년 9월 태어나 현재 42세인 피타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타 대표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어로 올린 글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며 “양국의 번영을 위해 하루빨리 한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언론이 MFP의 승리로 끝난 태국 총선 결과 그리고 자신에 관해 보도한 영상 등을 붙임으로 첨부했다.
피타 대표는 원래 한류를 비롯해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선거운동 당시 한국을 콕 집어 지목해 ‘태국의 소프트파워를 한국만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의 공약을 제시했다. 어느 언론 인터뷰에선 “태국에서의 한국인처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아시아 전역에서 태국인도 인기를 끌 수 있다”며 “태국산 제품은 한국 브랜드처럼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에서 유학한 피타 대표는 준수한 외모와 언변으로 일찌감치 태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9년 정계 입문 후 4년 만에 제1야당 대표가 되면서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현재까지 정권을 쥐고 있는 군부의 동향이 변수다. 태국 의회는 선거로 뽑힌 의원 500명으로 구성된 하원과 군부가 임명하는 의원 250명의 상원으로 나눠져 있다. 상하 양원을 더해 750명의 의원이 투표한 결과 과반(376명)의 찬성을 얻어야만 총리로 선출될 수 있다. 군부를 지지하는 250명의 상원의원이 똘똘 뭉친다면 피타 대표든 누구든 정권교체를 이루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에 피타 대표는 다른 야당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해 어떻게든 하원에서만 376석을 확보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MFP가 다른 야당들과 연립정부(연정) 구성을 위해 개시한 협상이 순항 중이라고 보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