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수분만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장치가 개발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용화가 가능하다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보도에 의하면 쥔 야오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공학 교수 연구팀은 이날 ‘어드밴스트 머티어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한 논문에서 공기 중 수분으로 지속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야오 교수는 공기 동력 발전기인 ‘에어젠’(Air-gen)을 이용하면 거의 모든 물질을 이용해 어디에서나 청정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젠은 사람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굵기인 100㎚(나노미터)보다 작은 구멍으로 만들어진 얇은 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연구팀은 공기 중 수분이 이 구멍을 통과하면 전력이 생산된다고 주장했다. 공기 중 물 분자가 작은 구멍 속에서 이동할 때 가장자리에 부딪혀 전하를 만들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층의 윗부분에는 아랫부분보다 전하가 많은 물 분자가 다수 생성돼 마치 구름에서 번개를 발생시키는 전하 불균형이 생긴다. 야오 교수는 “우리가 발명한 것은 작은 인공 구름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젠 1개는 워낙 작아서 큰 화면에서 한 점의 빛만 채우는 정도의 전기를 만드는 데 그치지만 대신 여러 개를 쌓아 올려서 출력을 키울 수 있다. 야오 교수는 10억여개의 에어젠을 냉장고 정도 크기로 쌓아 1㎾의 전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기존 청정에너지는 특정 환경과 조건에서만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지만 에어젠은 항상 존재하는 습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디서나 지속해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야오 교수는 “지속 가능한 엄청난 청정에너지 근원에 진짜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 “숲 속, 산꼭대기, 도로, 시골, 사막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깨끗한 전력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나무, 실리콘 등 어떤 물질도 작은 입자로 부수거나 미세한 기공으로 재가공할 수 있다면 전기 생산 장치로 만들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장치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장치가 차지하는 공간의 규모를 줄이는 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야오 교수는 “지구 전체가 습기로 덮여 있다”며 “이 장치를 최적화하면 어디에나 배치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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