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고소득자일수록 하락 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가운데 50∼60대가 주 직장에서 은퇴하는 시점 이후 10년간 근로소득이 평균 4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퇴 이후 이 같은 소득하락은 고학력·고소득자일수록 더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간 양적 확대에 집중돼왔던 정부의 고령자 일자리 정책 방향이 양질의 일자리 제공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태희 한국은행 동향분석팀 과장과 이장연 인천대 교수(경제학)의 논문 ‘우리나라 고령자의 준비되지 못한 은퇴 이후 소득절벽 효과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8세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80만원이었다. 이는 이들이 11년 전 58세일 때 받은 월 평균 근로소득 311만원보다 42% 감소한 것이다. 연구진은 한국고용정보원이 2006년 당시 만 45세 이상이었던 중노년층 1만254명을 대상으로 구축한 고령화연구패널에서 연구 조건에 맞는 1948명의 근로소득 변화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2일 열린 ‘2023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표본 중고령자가 50세일 때 노동시장 참가율과 월평균 근로소득은 각각 97%, 371만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75세에 이르면 27%만이 일하고 있고 월평균 근로소득은 139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학력자와 고소득자에게서 소득 하락폭이 컸다. 저학력자(고교 중퇴 이하)와 저소득자(하위 50%)는 은퇴 전후 소득수준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반면 고학력자의 경우 퇴직 2년 후 소득이 퇴직 전보다 평균 86만원, 고소득자는 평균 111만원 소득이 줄었다.
연구진은 “정부는 고령자가 근무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와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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