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임명 관행 개선 제안 착수
경찰, 박찬진 등 간부 4명 수사 나서
자녀 특혜 채용 관련 감사 거부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여야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7일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며 감사 수용과 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를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감사원을 앞세워 선관위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내부대표들은 이날 경기 과천 선관위 청사를 방문해 감사원 직무감찰 수용과 선관위원 전원 사퇴 등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김필곤 선관위 상임위원 등과 비공개 면담 이후 브리핑에서 “보안 문제나 자녀 특혜 채용과 관련해 조건 없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를 내세워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선관위원들이 부분 수용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관위는 오는 9일 후임 사무차장 후보 검증을 위한 위원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수용 여부를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노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3.3%가 ‘이번 사안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은 14.1%에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도 이날 면담에서 재차 노 위원장을 포함한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는 현재 대법관 중 1명이 맡도록 굳어져 온 선관위원장 임명 관행 개선 방안 제안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선관위 사태를 두고 여야 정쟁도 격화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아빠찬스, 형님찬스, 근무지 세습, 고속특혜승진 의혹까지 선거 관리를 한 것인지 자녀 경력 관리를 한 건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선관위 고위직들의 작태가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 결정을 옹호하기까지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선관위에 대한 여당의 전방위적 공세를 ‘선관위 장악 시도’라며 반발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의 선관위 흔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며 “선관위원장을 흔드는 건 부정선거를 획책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또 뭐냐”고 비판했다.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여당이 시도 때도 없이 선관위를 찾아가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선관위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략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경찰청으로부터 박찬진 전 사무총장,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 간부 4명의 자녀 특혜 채용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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