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참변’ 동덕여대, 학생들 밤샘농성… “교내 안전강화 시행 계획”

학교 측, 볼라드와 철제 펜스 설치 및 경사지 계단 복구 공사
동덕여대 학생회 “6년전부터 학교 위험하다는 목소리 있었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총장실 앞에서 김명애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 교내에서 재학생이 트럭에 치여 사망한 사건 관련 학교 측이 ‘교내 안전강화 시행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우선 학교 측은 사고가 난 언덕길 위쪽 쓰레기집하장을 지하로 옮기고 학생들 등하교 시간외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사고 직후 학교는 언덕길에 차량 진입을 막을 볼라드와 철제 펜스를 설치해 차량 진입을 막았고 소방, 경찰 등 긴급자동차를 제외한 택배 및 필수 수송차량을 제외한 교내 지상 주차를 불허했다.

경사지 계단 복구공사, 계단 경계석 및 가드레일 설치, 도서관 및 인문관 석재계단 보수 및 안전 가드레일 설치 등 교내 시설물에 대한 긴급안전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후문에 차량 통제 요원을 배치해 학생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전문가의 용역을 받아 교내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1976년 지어져 수장공간이 부족하고 내부시설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는 도서관도 새로 짓고 도서관까지 올라가는 돌계단에도 난간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김명애 총장은 이틀째 학교 본관에서 농성하고 있는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와 15일 오전 면담하기로 했다.

전날 저녁부터 학생 40여명은 학교 본관 1층 로비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김 총장이 퇴진하고 교내 고용 규정이 개선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주하나 동덕여대 부총학생회장은 “1t짜리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전하는 미화원으로 학교가 80대 노인을 고용해 사고가 났다”며 “학교 측에 고용 규정 공개를 요구해 나이 제한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년여 전부터 학교가 위험하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음에도 학교가 이를 무시해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며 “학생들은 이 같은 불통 행정의 총책임자로서 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일단 학생회의 의견을 들어 안전대책 수립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8시 54분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월곡캠퍼스에서 등교 중이던 양모(21)씨가 교내 숭인관 중문근처에서 교내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 119구급차로 안암동 고려대학교 병원으로 긴급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상태에 빠졌고 7일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학교 측은 이달 말까지 애도기간을 지정했고 이 기간 동안 대학의 각종 자체행사는 축소하거나 연기할 예정이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