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만 2승… “그랜드슬램 목표”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홍지원(23·요진산업건설)은 이번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 1위(88%)를 달리고 있지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고작 224야드(115위)에 불과하다. 이에 장타자 전성시대인 현대 골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장타보다 정확성을 고집하는 홍지원이 내셔널 타이틀을 제패하며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퀸’에 올라 이런 편견을 깼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다솜(24·삼천리), 김민별(19·하이트진로)과 동타를 이룬 홍지원은 18번 홀(파4)에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파로 비긴 뒤 2차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떨궈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홍지원은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에서 거뒀다. 우승상금은 3억원. 통산 상금 9억6966만원을 쌓은 홍지원은 두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으로만 6억원을 챙겼다. 이날 우승으로 홍지원은 상금랭킹 4위(3억9299만원)로 올라섰고 2026년까지 KLPGA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홍지원은 “볼이 페어웨이에 있으면 멀어도 얼마든지 가깝게 붙일 수 있고, 위험한 곳으로 볼이 가지 않는 것이 내 장점”이라며 “굳이 거리를 늘리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들이 다 잘 치는 쉬운 코스보다는 공략이 어려운 메이저대회 코스가 더 좋다”며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이 목표”라고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마다솜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홍지원은 9번 홀까지 2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10∼12번 홀에서 3연속 버디 쇼를 펼쳐 다시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이어 선두를 달리던 마다솜이 17번 홀(파3)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하는 틈을 타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연장 승부에서 역전승까지 일궜다.
2주 연속 우승과 2년 만의 한국여자오픈 탈환을 노리던 박민지(25·NH투자증권)는 4위(9언더파 279타)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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