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내식 사업부·대사관서 경험 쌓아
한식의 본질 향한 고민 끝에 돼지곰탕 개발
고기로만 육수 내어 맑고 투명한 국물 일품
얇은피·고기양 높인 김치만두도 시그니처
美 이어 日·유럽으로 진출 계획도 진행 중
“한국 국밥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날 꿈꿔”
졸업 후 잠시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 인턴생활을 하며 대량조리에 대한 경험을 했고, 해외 경험을 하고 싶어 대사관저 요리사에 지원하여 코트디부아르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다. 당시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만찬에서 코스요리와 케이터링의 메뉴를 구상하고 직접 조리를 하여 다양한 한국 음식을 선보였다.
대사관저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광화문 모처의 기업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입사해 헤드 셰프로서 역할을 수행했는데, 근무하는 5년간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며 지금 옥 셰프 요리의 기틀을 다지는 시기가 되었다. 이후 새롭게 오픈하는 부티끄호텔의 총괄셰프로 한식을 메인으로 하는 레스토랑을 4개월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오픈하였다. 당시 대중적인 한식을 좀 더 고급스럽게 표현하려 했고, 한식의 본질에 대한 많은 고민 끝에 돼지곰탕이라는 메뉴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후 독립하여 식당을 직접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 후 지금의 옥동식을 오픈했다. 현재는 옥동식 서교점(본점)과 옥동식 뉴욕점을 운영하고 있다. 두 곳 동일하게 돼지곰탕과 김치만두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픈 초기에는 돼지곰탕 한 가지만 판매하는 매장이었지만 지금은 추가로 김치만두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
옥동식의 첫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돼지곰탕으로, 지금의 옥동식을 탄생시킨 메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돼지국밥과 다르게 고기로만 육수를 내어 맑고 투명한 육수가 특징이고, 한국에서는 버크셔K라는 고급 품종의 돼지를 사용하며 잘 쓰지 않는 부위인 앞다리와 뒷다리를 활용해 맛을 냈다. 소금으로만 간을 하여 돼지가 가진 맛을 최대한 끌어낸 음식으로, 미국에서는 현지 로컬 돼지의 앞다리만을 사용하고 있다. 돼지국밥 하면 흔히 생각하는 국물이 아니라 담백하고 시원한 맛의 곰탕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기 고명은 얇게 슬라이스하여 다소 퍽퍽할 수 있는 식감을 보완하였다. 쪽파를 마지막 고명으로 올려 알싸한 맛을 첨가했으며, 곁들이는 고추지는 다소 밋밋할 수 있는 맛을 보완하고 약간의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두번째 시그니처 메뉴인 김치만두는 옥동식의 김치를 넣어 만든 만두다. 처음에는 김치를 직접 만들었으나 점차 만들어야 하는 양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는 OEM으로 대량생산하여 옥동식의 김치를 활용한 김치만두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김치만두는 김치의 숙성도가 중요한데 적절하게 숙성하여 맛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만두보다 고기함량이 높은 편으로 묵직한 맛이 있다. 얇은 피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 냈고 적절한 간을 하여 간장 없이도 먹을 수 있는 만두다.
옥 셰프는 다양한 요리를 공부했지만 지금 한식을 전문 분야로 하는 사람으로서 전통을 통해 새로움을 찾는 온고지신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사람 중심의 매장 운영을 하려고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 음식을 만들고 제공하는 일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직원들과 많은 손님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원을 직원이 아닌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 생각하며, 오시는 손님에 대해 손님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서비스하려 노력하고 있다.
음식에 있어서는 재료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재료의 맛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과한 양념을 한다든지 재료의 맛을 가리거나 해치는 조리법은 지양하고 있으며, 꼭 값비싼 재료를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재료든 그 특징을 잘 살리는 것이 옥 셰프의 음식철학이다.
옥 셰프에게 셰프라는 직업은 레스토랑의 책임자로 많은 것을 지휘 통제해야 하며 운영하고 창작해야 하는 복합적인 직업이다.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이고, 무엇보다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사실이 기쁘고 행복한 일이지만 때로는 무한한 책임감 때문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옥 셰프는 아직도 요리하는 것이 즐겁고 좋은 식재료를 보면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매력으로 다가오고 스스로를 자극시킨다. 옥 셰프는 오늘 하루를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매일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옥동식은 서울 서교점과 미국 뉴욕점 두 곳이다. 앞으로 미국 다른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가까운 미래에 일본과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확장을 위해 이미 준비하고 있으며,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옥동식은 전 세계에 진출하여 많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소울푸드 국밥을 소개할 계획이다. 일본의 스시가 그랬고 베트남의 포가 그랬듯 한국의 국밥을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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