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이었다” 어린 딸이 늘 잠들던 가게 소파 향해 돌진한 ‘초보운전’…차주는 급발진 주장

가게 홀에 놓인 어린 딸이 늘 자던 소파(오른쪽 사진)로 초보운전 표시(왼쪽 사진)가 붙은 차량이 돌진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가게로 돌진한 차량에 딸을 잃을 뻔했는데 천운으로 불행을 피한 자영업자가 있다.

2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소중한 아이를 다신 못 볼 뻔했네요(매장차량돌진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오픈 3개월 차 하루도 안 쉬고 열심히 일했는데 제게도 이런 일이 생겼다”며 “늘 어김없이 하원한 딸을 신랑이 가게에 데리고 오는데 오늘(20일) 계획에 없던 지방 출장으로 아이를 (가게에) 내려준 후 바로 출장을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원 후 가게에 온) 딸은 늘 홀에 있는 소파에서 잠든다”며 “오늘은 좀 더 편히 자게 하고 싶어 뒤 창고에 있는 침대로 (아이를) 살짝 안아서 데려다 놨고 큰아들과 저녁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갑자기 산산조각 나는 소리와 함께 가게 홀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면서 “저와 큰아들은 너무 놀랐고 전 아들에게 ‘아기 안고 빨리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쳤다. 손발이 벌벌 떨려 신랑에게 다급하게 전화 걸어 ‘빨리 가게로 와. 빨리. 가게 안으로 차가 돌진했어 빨리’라면서 ‘빨리’만 외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뒤이어 “옆 가게 사장님들이 오셔서 ‘정신 차리라’며 대신 신고 해줬고 주변 사람들, 수십명의 라이더들이 하나같이 ‘애기는요? 애기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다”라며 “사람들이 늘 매장에 올 때마다, 밖에서도 볼 때마다 애기가 자던 자리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A씨는 “(딸아이는 아들이 데리고 나갔기에 사람들 얘기에) 그제야 정신 차리고 밖을 나가보니 가게 앞은 완전히 부서져 있었고 차주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데 급발진이건 뭐건 저희 아이가 늘 있던 자리여서 아이가 죽을 뻔했다는 생각에 하늘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후 “도착한 신랑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면서 “신랑도 가족이 다 무사하다는 걸 알면서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 ‘내 딸이 죽을 뻔했어. 누구야! 누가 운전을 이렇게 한 거야’라고 소리 질렀고 (현장에 있던) 경찰관까지 말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당시) 조금 한가한 시간이었기에 ‘큰아들과 소파에 앉아 늘 마시던 커피를 그때 먹고 있었다면, 늘 그렇듯 신랑과 함께 그 시간에 TV를 앉아서 보고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에 집에 도착해 우리 다섯 가족 안고 엉엉 울었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이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하는 건지 눈앞이 캄캄하다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았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글을 맺었다.

차주의 급발진 주장에 일부 누리꾼은 “초보운전 붙였는데 무슨 급발진 주장이냐”, “누가 봐도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또 다른 일부는 “초보는 급발진 피해자가 되지 말란 법 있나”, “초보일 때는 더 조심해서 운전한다. 진짜 급발진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수 누리꾼은 “제가 다 감사하다”, “로또보다 더 큰 행운이다”, “앞으로 좋은 일만 영원하시길 바란다”, “천만다행이다”, “인생에서 큰 액땜이었다” 등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넸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