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둔화 반영… 다시 내려갈 것”
지난달 1200원대까지 낮아졌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30원대까지 올라섰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 등이 강달러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오른 1330.9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18일 1334.2원을 기록한 이후 석 달여 만에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8일 1260.4원까지 낮아졌으나 이달 들어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것도 달러화의 수요를 높였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31일 3.96%에서 8월 11일 4.15%까지 상승했다”며 “캐리트레이드(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외국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달러 영향력이 향상된 상황에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달러 수요를 뒷받침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고, 유럽국가에서도 신용위축, 경기둔화 우려로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30분 기준 102.94로 나타났다. 달러인덱스가 기준점 100을 넘으면 주요국 통화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의미한다.
다만 시장은 이 같은 강달러 기조가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통화정책보다 미국 경제의 점진적 둔화를 반영하며 (미 달러의) 약보합 흐름을 기대한다”며 “하반기 한국 경제가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며 원화도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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