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지 3개월여 만에 윤석열 정부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에게 세 갈래의 길이 있다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분석했다.
앞서 김 전 청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중 하나로 보이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 관련해 ‘다시 강서구로 돌아가겠다’는 말로 사실상 출마 의사를 내비쳤는데, 국민의힘은 보선 공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단적으로 구청장만 노리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구청장 출마의 명분은 약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의 구청장직 상실형으로 보선이 치러지게 된 상황에서 당사자가 선거에 다시 나온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면서다.
대신 안 의원은 김 전 청장의 행보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강서구 출마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고 예측했다. 현재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인 강선우·진성준·한정애 의원인데 내년 총선에서 이들을 상대로 김 전 청장이 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김 전 청장이 SNS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감찰권을 악용해 반대 진영의 약점을 캔 ‘최악의 민정수석’”이라며 비판한 점을 근거로 조 전 장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이른바 ‘여권의 사냥개’ 역할을 할 거라는 주장도 안 의원은 펼쳤다. 비슷한 맥락에서 국민의힘이 김 전 청장을 비례대표로 내세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청장은 소위 ‘총선용’이라는 게 안 의원의 생각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태우라는 사람은 저희들이 볼 때는 배신자지만 윤석열 정권에서 보면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기여한 공신 중 한 명”이라면서 “김태우를 통해 조국을 노렸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국의 사냥개로 김태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김태우씨는 조국 공격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 전 청장을 포함한 배경에 대해 “김 전 구청장이 내부고발자 입장에서 고발한 사건이 유죄로 확정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김태우 전 구청장 사면·복권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통상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경우 국민 통합과 국가·사회적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고자 사면을 실시한다”면서,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무시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는 “이 사건 수사와 재판에 걸린 시간이 4년 이상”이라며 “김 전 구청장이 내부 고발자 입장에서 고발한 사건의 과정이 있었고, 그것이 유죄로 확정(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뇌물수수 사건)된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청장은 17일 조선닷컴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내가 문재인 정권을 겨눴기에 김명수 사법부가 정치적 판결을 한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강서구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를 전한 김 전 청장은 “선거와 관련 없는 일로 구정에 공백을 만든 것 같아 죄송한 마음만 들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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