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구조 속…미·중, 주변국 세 결집 나서

바이든, 9월 중순 베트남 방문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 맺기로

남아공서 22일 브릭스 정상회의
시진핑, 美에 맞서 우군 확보전

한·미·일과 북·중·러 중심 사실상의 동맹 구도를 완성한 미국과 중국 정상이 각각 주변국 세 결집에 나선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9월 중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과 미국이 양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의 앞마당인 동남아시아 중심 국가인 베트남과 관계 강화를 통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을 턱밑에서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특히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희토류 매장량 2위 국가로, 바이든 대통령이 희귀 원소 분야에서의 미국의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22일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 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5월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서 “‘브릭스 플러스’ 모델을 잘 활용해 더 많은 범위와 더 넓은 영역에서 브릭스 플러스 협력을 전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외연 확대를 제안한 바 있다. 미국이 한국, 일본과 안보 채널을 구축하고 각종 협의체를 통해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및 서방국가에 대응한 개발도상국 등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 블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수십 년 동안 세계 이슈를 지배해 온 미국 주도의 동맹과 제도에 대한 대안이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브릭스의 한 축인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돼 이번 회의에는 화상으로만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