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총장 전후 기수 잇단 사직
고검장급 27·28기 승진 대상 거론
이번 주 검찰 고위직 인사가 단행될 전망인 가운데, 검사장들의 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윤석열 라인’이나 ‘특수통’ 검사들이 요직을 대거 차지할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예세민(49·사법연수원 28기·사진) 춘천지검장과 김지용(55·28기)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예 지검장과 김 차장검사는 문재인정부 시절 검사장으로 승진해 김오수 전 검찰총장 체제에서 각각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형사부장을 지냈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27기)의 선배 기수인 조종태(56·25기) 광주고검장, 노정환(56·26기) 울산지검장, 문홍성(55) 전주지검장, 이수권(54) 광주지검장도 일제히 사직서를 냈다. 이근수(52·28기) 제주지검장도 지난달 옷을 벗었다. 노 지검장은 지난 2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글에서 “국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검찰 본연의 책무인 인권과 정의를 구현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정기인사를 앞두고 벌어진 검사장들의 줄사퇴는 선배 기수가 후배 기수의 길을 터주고 지휘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하는 검찰 관행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정부의 첫 검찰총장인 이 총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하면서 전임 김오수(20기) 전 총장보다 7기수나 급격히 낮아진 데 따른 여파이기도 하다.
현재 고검장급에선 대검 차장검사, 서울·대전·광주고검장, 법무연수원장까지 다섯 자리가 공석이다. 특히 최근 조 전 고검장이 사직한 광주고검을 뺀 나머지 4곳은 이 총장 취임 후 약 1년간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돼 왔다. 법조계에선 아직 고검장 승진을 하지 못한 27기와 이 총장의 후배인 28기가 신규 고검장 승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부산·수원·대구고검장은 이 총장보다 높은 기수인 25기가 맡고 있다.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검사장급 자리는 전주·광주·울산·창원·제주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자리가 공석이다. 이 자리는 29~30기가 새롭게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지난 10일 29~30기 검사들을 상대로 인사검증 동의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29기 승진 대상으로는 서울고검의 박세현 형사부장과 박지영 공판부장, 최호영 감찰부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핵심참모이자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도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30기에서는 문재인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한 성상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역임한 이창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공정거래 사건 전문가로 꼽히는 구상엽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윤석열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박기동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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