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일부터 신혼희망타운(신희타) 전용 대출상품을 포함한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일괄 인상하는 가운데, 하루 이틀 차이로 갑작스럽게 수천만원의 이자를 더 내게 된 신희타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날부터 신혼희망타운 대출금리를 연 1.3%에서 연 1.6%로 인상하는 내용으로 최근 시행세칙을 개정하고 지난주께부터 은행들에 이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30일부터 금리가 0.3%p 일괄 인상된다'는 안내문을 일제히 입주예정자들에게 돌렸다.
이러한 조치는 국토교통부가 청약저축 혜택 강화의 일환으로 금리를 2.1%에서 2.8%로 0.7%p 올리면서, 주거복지 주요 재원인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구입·전세자금 금리도 0.3%p 인상하겠다고 지난 18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신혼희망타운은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와 연 1.3%의 저렴한 고정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대신 3억원 이상의 주택은 모기지 의무가입 후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정부와 공유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이 금리가 1.6%로 오르면서 이날부터 대출을 신청하는 입주예정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예컨대 신희타 모기지 최대 한도인 4억원(30년 만기)을 대출받는 경우 1.3% 금리일 땐 총 이자가 약 8300만원이지만, 1.6%로 오르면 약 1억원으로 2000만원 가량 더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이번 금리 인상 조치 대상에서 뉴:홈 모기지, 전세사기 피해자 대출 등 현 정부 핵심 정책과 비정상 거처 무이자 대출 등 서민을 위한 정책 대출은 제외했다. 이에 신혼희망타운 입주 예정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주택 상품인 '뉴:홈'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단체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전국 신혼희망타운 연합(전신연)은 지난 24일 국토부의 신혼희망타운 대출금리 인상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전신연은 "고정금리 상품에 대해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받아들일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신희타는 공공분양 청약 광고 시 '고정금리 1.3%' 슬로건을 걸었는데, 이는 공공주택의 소비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 정부의 정책인 뉴홈은 금리인상 대상이 아니고, 전 정부 작품인 신혼희망타운은 수익공유 비율은 그대로인 채 금리인상 대상이 됐다"며 "국토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주택도시기금운용계획을 불과 수일 내로 날치기 통과·협의 후 입주예정자에게 통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주택도시기금의 대출금리 조정은 청약저축 금리 인상, 시중 대출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8월 중 시행할 예정임을 이미 안내한 바 있다"며 "신혼희망타운 모기지 금리에 대한 변동가능성도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서 대출상품 설명 시 이미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뉴:홈'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국토부는 "뉴:홈은 현재 사전청약 단계로 실제 대출 대상이 아직 없고 사전청약시 모기지 금리가 변동 가능함을 동일하게 안내했다"며 "현재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신혼희망타운 모기지와 단순 비교가 곤란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차별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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