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7개 초등학교 휴업 참여
상당수 교사 연가·병가로 결근
단축 수업 속출… 학부모들 혼란
尹 “교권 확립에 만전 기하라”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 이름 붙인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 등 전국 곳곳에서 추모와 교권 회복 촉구 행사가 열렸다. 교사들의 연가·병가가 이어지면서 전국 초등학교 중 상당수에서는 정상수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인 이날 전국 37개 초등학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전체 초등학교(6286개교)의 0.6% 수준으로, 지난 1일 집계보다는 7곳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이 11개교로 가장 많았다. 서울에서는 서이초와 최근 또 다른 교사가 목숨을 끊은 서울 양천구 A초등학교도 포함됐다. 이어 세종 8개교, 광주·충남 각 7개교, 인천 3개교, 울산 1개교 순이었다. 경기·부산·대구 등 11개 시도에는 휴업 학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휴업 학교는 많지 않지만, 상당수 교사가 연가·병가를 내고 결근했다.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교사 9400명 중 1500명(16%)이, 경남에서는 1만2400명 중 1300명(10.5%)이 결근한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이 밖에 강원에서는 1000명 이상이 연가·병가에 동참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교사들의 결근이 잇따르면서 정상수업 운영을 하지 못하고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가 속출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일부 학교는 이날 당일 갑작스럽게 단축수업을 통보했고, 급식이나 돌봄교실 등이 운영되지 않는 학교도 있어 학부모들의 혼란이 이어졌다. 결근한 교사가 예상보다 많아 급히 교장·교감이 투입된 곳도 있었다.
학교를 떠난 교사들의 발길은 추모 현장으로 향했다. 이날 서이초 등에는 아침 일찍부터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오후 서이초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그동안 무너진 교권에 대한 선생님들 목소리를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총리는 “지난 7월22일부터 매주 토요일 선생님들께서 모여 외치신 간절한 호소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더 이상 소중한 우리 선생님들이 홀로 어려움과 마주하지 않도록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추도사를 낭독하다가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추모식에서 “유가족과 서이초 교직원, 학생, 학부모, 서울시민 여러분께 서울교육을 대표해 깊이 사죄드린다”며 “학교와 선생님 없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국회 앞에 모여 사망 교사의 진상 규명과 국회에 아동학대 관련 법 즉각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충남·충북·대구·제주·인천교육청, 광주 5·18민주광장 등에서도 비슷한 시각에 동시다발적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주말 현장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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