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사태 둘러싼 진실게임으로
법조 브로커 김만배의 허위 인터뷰 의혹,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가짜커피’ 뉴스로 촉발된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싼 진실게임에 문재인 전 대통령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자신이 속했던 법무법인 부산에 수십억에 달하는 수임료를 몰아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입장이다. 김만배의 입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김만배씨의 입에서 시작됐다. 지난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김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윤석열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사건도 무마해줬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조씨는 인터뷰 두 달 뒤인 2021년 11월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대검 중수부에 출석할 때 만났던 검사는 박모 검사뿐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에 조씨에게 연락해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하는 등 허위 인터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위원장은 이같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1억 6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가짜뉴스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국회에선 대선 공작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가짜뉴스에 대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한편, 2012년 제기됐던 문 전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외압 의혹을 또다시 꺼내들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홍범도 장군 문제를 포함해 현안이 있을 때마다 SNS에 글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적극적인 모습에 견줘보면 ‘부산저축은행 비리 은폐 사건의 주범론’에 침묵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즉 문 전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입을 열라는 것이다.
핵심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다. 부산저축은행은 국내 최대 상호저축은행이었지만 2012년 8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금융비리가 드러났는데 임원들이 주도해 120여 개나 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4조5000억원이 넘는 불법대출을 해줬다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예금주들에게 돌아갔고 당시 피해자만 3만8000명에 달했다.
2013년 대법원에서 부산저축은행의 박연호 회장은 징역 12년, 김양 부회장은 징역 10년, 김민영 행장은 징역 4년의 판결이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정치권 인사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정권 실세에 돈을 뿌려가며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이 있었다. 2005년 부산저축은행에서 고문 변호사를 지낸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돈을 받고 구명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의 이름이 여의도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11년이다. 당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이종혁 전 의원(당시 한나라당)은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해 압력을 넣어 부산저축은행 조사를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금감원은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해 조사에 나섰지만 ‘경영진을 문책하라’는 기관경고를 하는 것으로 사건은 유야무야 처리됐다.
당시 의혹과 사실관계에 따른 검찰 판단도 있었다. 이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지만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 문 전 대통령도 관련 의혹에 대해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했지만 2013년 4월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김만배씨의 허위인터뷰와 관련한 대선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지만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유무형의 외압을 행사했던 당시 정치권의 비리 수사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인지사건에 전문성을 가진 부서라는 점에서 향후 수사 확대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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