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복구 현장에도 갈 듯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가 베르사유궁 거울의 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저녁식사를 함께한다. 찰스 3세는 화재로 소실될 뻔한 노트르담 대성당도 찾아 조속한 복원을 기원할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찰스 3세의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프랑스가 대대적인 환영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 2022년 9월 즉위한 찰스 3세는 국왕으로서 첫 국빈 방문 대상국으로 프랑스를 택하고 올해 3월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마크롱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프랑스 전역을 뒤덮으며 부득이 방문이 연기된 바 있다.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간 이뤄질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 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국빈 만찬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찰스 3세를 환영하는 뜻에서 만찬 장소를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대신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궁으로 정했다. 프랑스의 국력이 절정에 달한 17세기 ‘태양왕’ 루이 14세 시절 지어진 베르사유궁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프랑스는 국빈 중에서도 정말 중요한 인사에 한해서만 베르사유궁 만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를 위한 국빈 만찬 행사는 베르사유궁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명 ‘거울의 방’에서 진행된다. 벽과 천장이 베네치아산 거울로 된 길이 73m의 공간인 거울의 방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승전국인 프랑스·영국·미국과 패전국 독일 사이에 1919년 강화조약이 체결된 장소로 유명하다. 찰스 3세의 어머니이자 전임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57년 즉위 후 최초로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같은 곳에서 성대한 국빈 만찬이 열렸다.
만찬 축하 공연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린 연주자 다니엘 로자코비치(22)가 한다.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통한 로자코비치는 오늘날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찰스 3세 부부는 마크롱 대통령 부부의 안내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현장도 둘러볼 예정이다. 베르사유궁과 마찬가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프랑스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대형 화재가 발생하며 일부가 소실됐다. 이후 일반인의 관람이 금지된 가운데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데, 프랑스 정부는 오는 2024년 12월 재개관을 목표로 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찰스 3세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인 직후 마크롱 대통령한테 서신을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자신이 얼마나 비통함을 느끼는지 자세히 기술한 뒤 “프랑스가 원하면 성당 복구에 필요한 도움과 조언을 얼마든지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번 방문에서 찰스 3세 부부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기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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