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현역 물갈이 여부도 관심
호남 지역의 정치 관련 추석 밥상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무당층과 이들의 마음을 잡아보려는 국민의힘 행보로 차려졌다.
광주 등지에서는 ‘묻지마 투표’ 대신 무당파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우기다. 3일 광주 도심인 옛 전남도청 부근에서 만난 50대 택시운전기사는 “그동안 선거 때마다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이 틀에서 벗어나 후보를 보고 투표를 하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문제로 도덕성에 흠집을 낸 데다 ‘친명’(친이재명)과 비명 구도가 이어지면서 윤석열정부의 폭정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민심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기회를 얻은 국민의힘은 이번 추석에 민주당 이탈 지지층의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 최근 윤석열정부에서 불을 붙인 이념 논쟁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면서 호남의 정치 특성상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샤이 보수’ 세력 결집에 안간힘을 썼다. 국민의힘은 지역 발전을 위해 힘있는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민주당의 일방적 우위 구도 깨기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장 기각과 관련해 호남 유권자들은 내년 총선 민주당 경선에서 비명계가 얼마나 생존할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비명계 현역의원을 돕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는 “이재명 대표의 내년 총선 공천권 행사가 확실해지면서 그동안 비명계 활동을 해온 현역의원의 물갈이도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산단이 몰려 있는 전남 지역 추석 민심은 “지역 경기가 살아나야 지방이 산다”며 가장 우선적으로 지역 민생경제를 살려 달라고 요구했다. 광양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63)씨는 “동부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 굳이 당보다는 인물을 선택하겠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라며 “여야를 떠나 지역에 기업을 하나라도 더 유치해 일자리도 늘리고 이로 인해 지역 경기도 살릴 수 있는 능력 있는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을 자부하는 전남 서부권은 이재명 대표 중심의 단일대오 유지 목소리가 우세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은 “지역민들이 예년 추석 명절보다 상당히 어렵고 힘들어했다”며 “농촌은 봄 냉해, 여름 폭서·폭우 등의 재해로 생산과 소득 감소까지 이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전북 전주 남부시장에서 만난 70대 상인은 “6일간 이어진 긴 추석 연휴를 그냥 쉴 수 없어 추석 당일만 빼고 저잣거리로 나왔다”며 “명절이 길면 뭐 하나요. 경제가 워낙 안 좋다 보니 대목 특수는커녕 장사가 안 돼 갈수록 먹고살기가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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