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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스마트폰 촬영음 규제 사라지나…10명 중 8명 “불편해”

입력 : 2023-11-08 09:10:04 수정 : 2023-11-08 0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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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 예방을 위해 도입된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은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을 국민 대다수가 갖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한국과 일본 외에는 규제하는 나라가 없어 촬영음 자율화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주간 국민 385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 설정 자율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5.19%(3281명)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휴대폰 카메라 촬영음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5.27%(3284명)로 확인됐다.

 

카메라 촬영음 의무화는 지난 2004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몰카(몰래카메라) 범죄’ 방지를 위해 표준안을 제정하면서 시작됐다. 민간업체들이 모인 협회 차원에서 만든 표준인 만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동통신사와 제조업체들이 해당 표준안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20여년 가까이 국내 휴대전화에는 촬영음이 강제 적용돼왔다.

 

몰카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촬영음 의무 표준안을 도입했지만 별다른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실제로 경찰청의 범죄발생 및 검거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2010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등이용촬영)’ 발생건수는 1137건이었는데, 2022년 ‘카메라등이용촬영, 반포 등’ 범죄 발생건수는 5876건으로 크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에는 무음 카메라 앱 등을 손쉽게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촬영음 의무화가 더 무의미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휴대전화 촬영음이 무조건 나도록 강제화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다. 권익위 또한 유엔 가입국 가운데 휴대전화 촬영음을 통제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라며 전 세계적 추세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은 한국과 일본 내에서만 촬영음이 나도록 설정하고 있다. 반면 타국에서 출시되는 제품에는 셔터음 활성 여부를 사용자가 설정 가능하다. 이로 인해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아이폰 등을 구매하는 경우 직구를 통해 해외 판매용 기기를 구하는 경우도 잦다.

 

아울러 촬영음 의무화 기능은 스마트폰 기기 뿐만 아니라 이통사의 협조를 통해 적용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지난 2018년 한국 판매용 스마트폰이 해외 이통사 서비스망에 들어가게 되면 촬영음이 무음 처리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애플 또한 2021년 업데이트를 통해 국내 구매 아이폰을 해외에서 사용하면 촬영음을 차단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처럼 주요 제조업체들이 촬영음 조정 기능을 추가한 바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관련 표준안 규정이 사라지고, 이용자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다면 언제든지 관련 업데이트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촬영음 강제 규정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굳이 새 스마트폰을 구매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다만 권익위는 2004년 제정된 표준안이 정부가 아닌 민간 자율 규약 형태로 만들어진 만큼 규정 삭제 등을 권고할 수는 없고, 그 대신 이번에 진행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등을 참고해달라고 TTA에 전달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촬영음 같은 경우에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만 하면 순식간에 조정이 가능한 기능”이라며 “과거 업계 전체가 관련 표준안을 받아들인 만큼 통신사와 제조사들 모두 지키고 있지만, 다수 이용자들의 의견이 있다면 굳이 카메라 촬영음을 고집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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