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우호의 상징인 판다를 미국에 다시 보낼 수 있다는 발언을 두고 미 백악관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4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판다와 관련한 의제 및 사전 조율이 없었고, 두 정상 간 회담에서도 판다 관련 논의가 없었는데 시 주석이 갑작스레 ‘판다 외교’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NBC 방송은 16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미·중 정상회담에서 수많은 의제가 있었지만 미국으로 다시 판다를 보내자는 내용은 의제에도 없었고, 회담 중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전날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에서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 임대했던 판다 3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갈 때 미국인들이 아쉬워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판다는 오랫동안 중국과 미국 국민 사이에 우정의 메신저”라며 “판다 보호와 (판다를 보고 싶어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희망을 충족시키고 양국 인민의 우호적 감정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의 발언을 두고 곧장 시 주석이 판다 외교 재개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 고위 당국자는 해당 발언이 백악관과 사전에 계획되거나 조율된 것이 아니라고 NBC에 설명했다. 사실상 시 주석의 돌발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1972년 워싱턴에 처음 보낸 판다가 인기를 끌자 미국의 다른 지역 동물원에도 판다를 임대했다. 중국 정부와 동물원과의 계약으로 순차적으로 임대계약이 종료되면서 미국 내 판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최근에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 사는 판다 3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미국에서도 적잖이 화제가 됐다. 특히 판다가 미국 동물원을 떠나는 상황과 최근 악화한 미·중 관계를 반영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지난 8월에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의 판다 3마리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판다들을 미국에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질문하고,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내가 생각하기에 판다는 연말에 중국으로 떠나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판다가 백악관 브리핑에서까지 거론될 정도로 관심 높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중 간 우호 관계를 부각하고,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시 주석의 판다 관련 발언을 ‘선의의 제스처’로 해석했다고 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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