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정 후 호텔 사업 전환
박세용·정세휘 등 독립운동가 옥사
일제강점기 당시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돼 옥사한 일본 나라 교도소가 오는 2026년 고급호텔로 재개장한다.
지난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호텔 및 리조트 체인 기업 호시노리조트는 일본 오사카에 있는 나라 교도소를 레스토랑 등 복합시설이 갖춰진 호텔로 재개장한다고 밝혔다.
나라 교도소는 일본 메이지 시대인 1908년 준공된 교도소로 최대 752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2017년 폐쇄된 교도소는 직후 중요문화재로 지정됐으나 2018년 2월 호시노리조트가 교도소 개발 사업자로 지정된 후 호텔 럭셔리 브랜드 호시노야에서 사업 추진 및 관리를 맡게 됐다.
호시노리조트 측은 기존 감방 중 일부를 객실 48개로 전환하고 중앙의 감시 공간을 공유 공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 레스토랑, 라운지 등 투숙객 편의 공간 조성과 함께 감옥의 역사를 기록한 박물관도 조성할 계획이다.
사토 아사코 호시노리조트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진 보강을 하고 내부 개조를 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국가 중요문화재를 관광호텔로 활용하고 역사적·문화적 요소를 접목하는 것은 일본 최초의 시도다”라며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고객들에게 큰 매력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나라 교도소는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독립운동가 및 항일운동가가 수감 또는 옥사한 곳이기도 하다.
공훈전자사료관에 따르면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박세용은 1930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공산당에 입당해 조선인의 권익 옹호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1933년 보안법 위반 혐의로 나라 교도소에 수감돼 고문과 폭행을 당했다. 고문 후유증으로 가석방된 박세용은 2개월 뒤 옥고의 여독으로 숨졌다.
경북 예천 출신 항일운동가 정휘세는 1927년 일본 교토에서 조선노동조합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다 1929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나라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당해 11월 옥사했다.
정부는 박세용과 정휘세의 공훈을 기려 2006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각각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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