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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종민 “‘유튜브 공천’이 민주당 장악… 이재명은 손에 피 묻힐 일 없을 것”

입력 : 2023-11-23 09:27:22 수정 : 2023-11-23 09: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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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서 자신 겨냥한 강성 비판에 “같잖은 마타도어”
지난 대선 앞두고 나온 ‘나를 위해 이재명’ 슬로건도 비판…‘민주당 탈선’ 원인으로 지목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1.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그동안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자신의 쓴소리에 돌아온 강성 당원들 비난을 두고 1980년대 데모에 나선 대학생들에게 쏟아진 ‘안기부 특채하려고 데모하는 거지?’ 같은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쏘아붙였다.

 

당내 ‘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을 향한 같은 당 일부 의원 비판에 현 민주당 상황이 원칙에 맞느냐면서,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유튜브를 중심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유튜브 공천’이 당 내외를 장악했다고도 그는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슬로건 ‘나를 위해 이재명’에서 민주당의 탈선이 시작됐다고 김 의원이 지적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까지도 나름 당에 여러 가지 쓴소리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상당히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에게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면 나중에 공천이라든가 당선이라든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하고도 (반응이) 안 좋다”며 “(쓴소리하는)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천 등을 포기한 채 당과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에 소위 ‘공천 딜’이라는 등 비야낭을 두고 이 의원은 과거 데모하는 학생들에게 쏟아진 ‘장학금 받으려고 그러는 거지?’라거나 ‘안기부 특채하려고 데모하는 거지?’처럼 쓸데없고 같잖은 ‘흑색선전’이라고 지적했다.

 

당을 겨냥한 비판이 오로지 ‘공천 보장’에 목적이 있다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그런 행동을 그만두고 지역구로 내려가 주민들과 악수해 민심을 얻는 게 더 빠르다면서다. 공천이나 개인의 당선을 위해 자신이 비판 목소리를 낸다는 반응은 모두 비겁한 가짜뉴스라고 김 의원은 말했다.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을 두고 김 의원은 “용산에서 당 대표를 바꾸는 정당, 이런 정치가 원칙에 맞느냐”면서 민주당을 놓고도 “당 대표가 1년 내내 일주일에 두세 번씩 재판 다니면서 당 대표 하는 게 원칙에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민심을 살피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냐는 게 그의 의문인데, 같은 맥락에서 “당 대표가 재판받는 정당이 전세사기로 인생이 무너진 민중의 눈물을 닦아줄 힘이 있겠느냐”고 김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날 선 반응은 같은 당 5선 안민석 의원의 지적에 대한 반응으로도 보인다.

 

안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그 네이밍(이름 짓기) 자체가 대단히 잘못됐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똘똘 뭉쳐 윤석열 정권과 싸우는 게 원칙과 상식이지 이 대표와 싸우는 게 원칙이나 상식이 아니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경기 의왕역 대합실에서 열린 3만원 ‘청년패스’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의왕=뉴스1

 

이와 함께 김 의원은 당헌·당규에 따른 시스템 공천이 아닌, ‘이재명 시스템 공천’을 줄인 ‘이스템 공천’도 아닌 ‘유튜브 공천’이 핵심을 이룬다고 탄식했다. TV나 라디오의 공신력 있는 방송이 아닌 유튜브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흐름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면서다.

 

“민주당 정치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40개 정도를 봤는데 다 ‘친명’ 유튜브”라며 어이없어한 김 의원은 지지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유튜브 영상 대부분이 친명 일색이어서 이 대표가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같은 관점에서 김 의원은 “자꾸 (비판적인) 이야기하는 나 같은 사람은 국물도 없다”며 “유튜브에서 매일 (친명이) 이야기하는 게 여기는 낙선이고 수박이고, 여기는 비명이고 여기는 배신자(라고 한다)”라고 분노했다. 유튜브라는 콜로세움에서 이뤄지는 불공정 경선 가능성을 문제 삼은 그는 이러한 민주주의 왜곡을 개선할 생각이 이 대표에게 눈꼽만큼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후보 당시 이 대표의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 슬로건이 사실상 민주당 탈선의 시작점이었다는 김 의원의 주장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개인 이기심을 위해 정치하는 게 아니고 이재명과 민주당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며 “뜻있는 민심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우리가 그 몇 표 얻자고 ‘너 개인을 위해, 너의 이기심을 위해 우리를 뽑아달라’ 이런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나(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실익을 주는 ‘실용적인 정부’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설명했지만, 오히려 이 슬로건이 김남국 의원 논란이나 ‘돈 봉투 의혹’에도 별다른 반성 없이 ‘나만 공천받으면 되고, 나만 국회의원하면 되지’ 같은 생각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정도’에서 탈선한 민주당이 됐다고 김 의원은 한숨을 쉬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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