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이 1962년부터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해온 서울 남산에 곤돌라가 들어선다.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 재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시는 2025년 11월부터 시민들이 곤돌라를 타고 남산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남산 곤돌라 조성을 위한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공고를 게시했다.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예장공원(하부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승강장)까지 804m를 운행한다. 캐빈 25대(10인승)를 운행하며 시간당 1600여명의 방문객을 수송한다. 편도 이동엔 약 3분이 걸린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공사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세계일보 11월18일자 8면 참조>
그간 남산 케이블카의 낮은 접근성과 시설 노후화, 1시간 이상 걸리는 대기 시간 등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이에 시는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했으나 서울한양도성의 유네스코(UNESCO) 등재 관련 이슈 등으로 2차례 보류된 바 있다. 시는 이번엔 남산의 생태 환경과 문화재 등을 고려해 곤돌라 위치와 면적 등을 계획하고, 접근 편의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곤돌라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 인근 학교의 학습권 침해 등 우려를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시는 각계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입찰안내서에 산림훼손시 복원 계획과 친환경 공법 적용 방안을 기본계획에 담도록 하는 내용을 반영했다. 아울러 입찰자가 인근 주민이나 학교 등에 곤돌라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오승민 시 도시정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곤돌라와 가장 가까운 곳이 리라초등학교와 리라아트고등학교로, 약 75m 떨어져 있다”며 “하지만 능선 뒤로 곤돌라 노선이 지나고 수풀이 있어서 곤돌라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을 학교 관계자에게 설명했고 이해를 구했다”며 “시공 이후 (곤돌라가) 보일 것 같다고 하면 별도의 조치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남산 곤돌라의 연간 이용객을 연간 189만명으로 예상했다. 이용요금 객단가를 1인당 7000원, 성인 왕복 기준 1만원으로 가정하고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은 1.99로 나왔다고 한다. 이는 경제성 판단 기준인 1을 한 웃도는 결과다. 시는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운영 수익금 전액을 다양한 생태 보전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가칭 ‘남산 생태 여가 기금’을 신설하고, 관련 조례도 제정할 생각이다. 해당 기금은 ‘남산∼명동 일대 생태 여가 활성화 계획’ 세부 사업 등에 쓰인다.
여론도 긍정적이라고 시는 강조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0.7%가 남산 곤돌라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올해 6월 발표한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사업에 동의한다는 응답도 89%에 달했다. 여장권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곤돌라가 설치되면 시민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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