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공기술 수출 금지 맞불
공급망 자국주의 갈수록 심화
중국이 전략물자인 희토류의 가공기술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범용 반도체까지 옥죄려는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에 맞불 격으로 꺼내든 카드로, 미·중 기술 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미국은 동맹인 일본의 자국 철강회사 인수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공급망 자국주의가 심화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21일 ‘중국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을 새로 발표하고 희토류의 채굴, 제련 등 가공기술을 수출 금지 목록에 포함시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고 가공 및 정제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는 희토류 선적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 희토류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좌절시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출 금지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희토류에서 벗어나 자립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고 있는 미국은 저가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의 미국 시장 장악을 막는 방법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 등 정보 수집에 나선다.
상무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는 중국이 철강과 태양광에 이어 범용 반도체 산업까지 장악하는 것을 막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상무부는 조사 내용을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에 지원하는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결정에도 참고할 계획이다. 또 조사를 통해 미국의 방산기업들이 공급망에서 중국산 반도체를 단계적으로 없애도록 설득하려 한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은 또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승인하기 전에 이번 거래가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동맹국의 기업일지라도 외국 기업이 상징적인 미국 기업을 매수하는 게 국가 안보와 공급망 신뢰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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