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필수의료 정책 등 의료계 현안을 다루는 의료현안협의체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27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3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논의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그간 정부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지속하는 동시에 지역 간담회와 의료 수요자 단체와의 대화 등을 통해 여러 의견을 폭넓게 들었다”며 “이제는 이 논의 결과들을 모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협도 법정단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의료계뿐 아니라 국민적 수용성을 고려해 적정 의사인력 규모와 필수의료 정책에 대한 합리적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정 정책관은 “의료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책과 단체 의견이) 국민 의견과 괴리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면 채택되기 어렵다”며 “국민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압도적인 찬성을 보내는 이유는 그것이 국민 모두의 삶과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의사가 늘면 발생하는 사회적 부작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의사 증가로 예상되는 사회적 부작용과 국민 부담의 증가를 투명하게 공개해 사회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붕괴의 근본적인 이유를 간과하고 확실한 개혁과 대책 없이 의대 정원 확대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수많은 부작용과 국민의 피해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양 단장은 “정부가 의사 수를 정하는데 의사와 합의할 이유가 없다고 한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의 발언은 의료계에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줬다”고 유감을 표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의사 수를 증원하는데 의사와 합의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감대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양 단장은 “의협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갖고 정부와 밤을 새워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안에서 충분히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의료계를 무시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의정 협상에 임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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